“버티던 애플마저 결국”…메모리값 4배 폭등에 ‘아이폰18’ 가격 오른다

판매 모델 평균 15%·신제품 25%↑…10대 중 4대 이상 가격 올라

메모리 가격 급등이 전 세계 스마트폰 가격을 밀어 올리고 있다. 올해 판매 중인 스마트폰 가격은 평균 15% 올랐다. 새로 출시된 제품은 1년 전 동급 모델보다 평균 25% 비싸진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모델은 가격이 두 배 가까이 뛰었다.

 

픽사베이

5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가 발표한 ‘글로벌 스마트폰 가격 인상 트래커’에 따르면 올해 들어 가격이 오른 스마트폰은 조사 대상 모델의 40%를 넘어섰다. 카운터포인트는 이처럼 광범위하게 스마트폰 가격이 오른 것은 업계에서 처음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는 세계 시장에서 판매 중인 4000개 이상의 스마트폰 모델을 분석한 결과다. 기존 판매 모델의 소매가격은 올해 평균 15% 상승했다. 올해 나온 신제품의 가격은 지난해 동급 제품보다 평균 25% 높았다.

 

가격 충격은 저가·중가 스마트폰 비중이 높은 시장에 집중됐다.

 

인도의 기존 스마트폰 가격 상승률이 21%로 가장 높았다. 아시아·태평양 19%, 중동·아프리카 18%, 중남미 16%가 뒤를 이었다.

 

저가·중가 제품은 판매가격 대비 부품 원가 비중이 높고 제조사 마진은 상대적으로 낮다. 메모리 가격이 뛰자 제조사가 비용을 내부에서 흡수하기 어려워 소비자가격에 더 많이 전가한 것이다. 중남미에서는 할인 행사 축소까지 겹치며 실제 구매 부담이 더 커졌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비중이 높은 시장에서는 상승 폭이 상대적으로 작았다. 중국은 10%, 유럽은 7%, 미국은 5% 올랐다. 이들 시장에서는 기존 제품 가격을 일제히 올리기보다 신제품 출시 가격을 높이는 방식이 주로 나타났다.

 

미국은 이동통신사 후불 요금제와 할부 구매 비중이 높아 소비자가 단말기 가격 상승을 한꺼번에 체감하지 않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

 

타룬 파탁 카운터포인트 리서치디렉터는 메모리가 스마트폰 제조원가를 끌어올리는 핵심 요인이 되면서 업계의 가격 구조 자체가 바뀌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가격에 민감한 시장에서는 16~21%에 이르는 가격 상승이 스마트폰 구매 문턱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조사들은 판매가격을 올리는 동시에 제품 사양을 조정하는 전략도 꺼내 들었다.

 

기본 저장용량을 낮추고 카메라 구성을 단순화하는가 하면 일부 가격대에서는 4세대 이동통신(4G) 스마트폰을 다시 내놓고 있다. 가격 상승 폭을 억제하면서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한 선택이다.

 

소비자들도 대응에 나섰다. 스마트폰 교체 시기를 늦추고 대형 할인 행사를 기다리거나 중고·리퍼비시 제품으로 눈을 돌리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통신사와 유통업체는 장기 할부와 보상판매를 확대하며 초기 구매 부담을 낮추고 있다.

 

문제는 메모리 가격 상승세가 단기간에 끝날 가능성이 낮다는 점이다.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스마트폰용 메모리 가격은 올해 2분기 전년 동기보다 300% 급등했다. 메모리 비용은 스마트폰 전 가격대에서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등 핵심 칩 비용을 넘어선 것으로 분석됐다. 메모리 공급 부족도 2027년 하반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스마트폰 가격 상승 전망도 갈수록 가팔라지고 있다. 카운터포인트가 4일 내놓은 최신 시장 전망에서는 올해 세계 스마트폰 평균판매가격(ASP)이 전년보다 22% 오른 450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애플은 지금까지 아이폰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는 아이폰이 애플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상황에서도 가격을 동결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특히 메모리 가격이 2025년 4분기 이후 약 4배 오른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대응이라는 평가다.

 

그러나 가격 동결이 계속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카른 차우한 카운터포인트 시니어 애널리스트는 “향후 몇 분기 동안 신형 스마트폰 가격은 출시를 앞둔 아이폰18 시리즈를 포함해 계속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며 “메모리 부족과 높은 부품 원가가 제조사 수익성을 더욱 압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제조사들은 수익성을 방어하기 위해 고가 스마트폰 생산과 판매에 더 무게를 둘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저가·중가 시장에서는 저장용량이나 세부 사양을 낮추고 제품 종류를 줄이는 방식으로 원가 부담을 버틸 것으로 예상된다.

 

AI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메모리 수요가 급증하면서 시작된 반도체 가격 상승이 이제 스마트폰 매장의 가격표까지 바꾸고 있다. 값은 오르고 사양은 줄어드는 흐름이 이어질 경우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 곳은 가격에 민감한 보급형 스마트폰 시장이 될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