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생각 없어요”…13년 혼자 살았더니 순자산 ‘4.3억’ 모였다

1인가구 824만가구·전체 36.6%…2052년에는 41.3% 전망

평균 13년간 혼자 살았고 앞으로도 결혼이나 재혼할 뜻이 없는 ‘지속 1인가구’가 결혼 의향에 따라 나눈 세 유형 가운데 가장 많은 자산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순자산은 4억3000만원으로 결혼 계획이 있는 ‘임시 1인가구’보다 1억4000만원 많았다.

 

깔끔하게 꾸며진 1인가구의 거실 모습. 혼자 사는 기간이 길수록 주거와 노후, 자산관리에 대한 관심도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LG전자 제공

지속 1인가구는 여성과 40·50대 비중이 높았다. 내 집 마련보다는 노후 준비와 절세, 간병·요양 등 혼자 맞아야 할 노후에 더 큰 관심을 보였다.

 

5일 하나금융연구소의 ‘일하는 1인가구의 금융니즈 탐색’ 보고서에 따르면 연구소는 지난 4월 25∼59세 경제활동 1인가구 1000명을 조사했다.

 

이 가운데 현재 기혼인 113명을 제외한 887명을 향후 결혼 의향에 따라 임시·미정·지속 1인가구로 분류했다. 아직 결혼 여부를 정하지 못한 미정 1인가구가 65%로 가장 많았다. 결혼이나 재혼할 뜻이 없는 지속 1인가구는 21%, 결혼 계획이 있는 임시 1인가구는 14%였다.

 

유형별 성별·연령 구성도 뚜렷하게 갈렸다. 임시 1인가구는 남성이 78%, 20·30대가 78%를 차지했다. 반면 지속 1인가구는 여성이 64%였고 40·50대 비중이 70%에 달했다.

 

혼자 살아온 기간도 차이가 났다. 지속 1인가구는 평균 13년으로 임시 1인가구의 8년보다 5년 길었다.

 

평균 순자산은 지속 1인가구가 4억30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조사 대상 전체 평균 3억6000만원보다 7000만원, 임시 1인가구의 2억9000만원보다 1억4000만원 많았다.

 

자가 보유율 역시 지속 1인가구가 54%로 가장 높았다. 전체 평균은 38%, 임시 1인가구는 30%였다. 현재 삶에 만족한다는 응답도 지속 1인가구가 83%로 임시 1인가구의 73%보다 10%포인트 높았다.

 

돈을 모으는 목적에서도 차이가 뚜렷했다. 저축·투자 목적으로 노후 준비를 꼽은 비율은 지속 1인가구가 72%로 가장 높았다. 미정 1인가구는 57%, 임시 1인가구는 44%였다.

 

금융회사에서 받고 싶은 서비스로 지속 1인가구는 노후설계(65%)와 세금·절세 컨설팅(48%)을 주로 꼽았다. 임시 1인가구에서는 내 집 마련 관련 서비스가 46%로 가장 높았다.

 

간병·요양·돌봄 보장을 강화하고 싶다는 응답도 지속 1인가구가 42%로 임시 1인가구의 28%보다 14%포인트 높았다. 배우자나 자녀에게 돌봄을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질병과 노후에 미리 대비하려는 수요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1인가구 전용 금융상품에 필요한 기능으로는 부담 없는 소액 납입이 35%로 가장 많이 꼽혔다. 생애주기에 맞춘 포트폴리오 조정이 33%, 중도 인출이나 해지가 쉬운 현금화 용이성이 32%로 뒤를 이었다.

 

노후 준비 상품으로는 정기적금 선호도가 60%로 가장 높았다. 주식은 56%, 정기예금은 49%였다.

 

보유 주택을 노후자금으로 활용하려는 수요도 컸다. 전체 응답자의 44%가 노후에 주택연금을 이용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현재 집을 보유한 응답자로 좁히면 50%로 높아졌다.

 

금융과 생활 서비스를 함께 이용하려는 수요도 확인됐다. 금융회사와 연계된 비금융 서비스 가운데 배달·청소 등 생활편의 서비스를 원한다는 응답이 47%, 건강검진·식단관리 등 건강관리 서비스는 46%였다.

 

결혼할 뜻이 없다는 응답은 20대에서 7%에 그쳤지만 50대에서는 40%로 높아졌다. 연령과 1인 생활 기간이 늘어날수록 관심이 결혼을 전제로 한 단기 자금 마련에서 노후와 자산관리로 옮겨가는 모습이다.

 

1인가구는 국내에서 가장 흔한 가구 형태로 자리 잡았다.

 

국가데이터처의 ‘2025년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국내 1인가구는 824만4000가구로 전체 일반가구의 36.6%를 차지했다. 규모와 비중 모두 역대 최고다.

 

앞으로 비중은 더 높아질 전망이다. 국가데이터처의 ‘장래가구추계 2022∼2052년’을 보면 1인가구 비중은 2022년 34.1%에서 2052년 41.3%로 상승한다. 같은 기간 1인가구 수는 738만9000가구에서 962만가구로 223만1000가구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결혼을 준비하며 한시적으로 혼자 사는 사람과 장기간 혼자 살기로 한 사람은 자산 규모뿐 아니라 돈을 모으는 목적과 노후 대비 방식도 달랐다.

 

1인가구를 하나의 집단으로 묶기보다 연령과 결혼 의향, 경제 여건에 따라 금융·주거·돌봄 정책을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