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젊은 층의 취업난이 심화하는 가운데 취업을 하지 못한 이들이 지갑을 닫으면서 젊은 고객을 주축으로 했던 업종 매출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난에 더해 고물가가 겹치며 청년층의 경제적 여력이 급감한 결과다. 이러한 가운데 가성비 상징이던 편의점 매출까지 줄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앞선 4일 KB국민카드가 발표한 ‘연령별 소비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주점에서 이뤄진 카드 결제 중 20대 비중은 25%에 그쳤다.
이는 2021년 34%에서 매년 하락한 수치로, 20대 결제 비중은 전체의 4분의 1 수준으로 나타났다.
20대가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이들을 주요 고객층으로 삼았던 업종 전체의 매출도 타격을 입었다. 올해 상반기 주점 매출은 4% 감소하며 3년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커피와 디저트 업종도 상황은 비슷하다. 커피 및 디저트업 매출에서 2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 27%였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19%로 급감했다.
같은 기간 영화와 공연 분야에서 20대 비중 역시 5%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넷플릭스 등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를 이용하는 커플이 늘었다. 자연스럽게 영화관 방문이 감소하는 구조다.
청년들이 대면 모임 자체를 줄이고 사람을 만나지 않으니 소비가 줄고 데이트 방식도 일부 변화가 나타난 것이다.
여행과 뷰티 업종에서도 20대 비중은 내림세다. 여행, 항공, 숙박업에서 20대 비중은 지난 5년간 10%포인트 가까이 빠졌다.
과거 유행했던 고가의 해외여행이나 명품 소비 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인증하는 ‘플렉스’ 현상이 꺾인 결과다.
권정윤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연구원은 “이제는 자신이 합리적 소비자임을 보여주는 것이 새로운 자랑거리가 됐다”면서 “동일한 성능에 더 저렴한 대체재를 찾으며 자기효능감을 느끼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이러한 가운데 청년들은 ‘가성비’ 소비마저 줄이고 있다. 20대가 저렴하게 한 끼를 해결하던 편의점 업종에서 20대 결제 비중은 2021년 29%에서 올해 상반기 23%로 하락했다.
업계 관계자는 “인구 자체가 줄면서 20대 사용량 감소가 체감된다”며 “물가가 오르고 생활비 부담이 커져 지출을 줄이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이러한 소비 충격은 20대 시장에만 머물지 않을 전망이다. 통계청 장래가구추계에 따르면 가구주가 29세 이하인 가구는 2025년 173만가구에서 2030년 145만가구로 감소한다. 2040년에는 128만가구까지 줄어들 전망이다.
30대 가구는 2030년 331만가구로 정점을 찍은 뒤 감소세로 전환해 2040년 242만가구로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20대에서 시작된 소비 기반 붕괴가 점차 30대와 40대 시장으로 연쇄 이동할 수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소비 위축 확산을 막기 위해 취업난 등 구조적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분기 15~29세 고용률은 43.5%를 기록했다. 이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최저치다. 5월 고용률은 43.8%로 전년 동월 대비 2.4%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실업률은 6.6%에서 7.2%로 올랐다. 미취업 상태이거나 구직을 포기하고 ‘쉬었음’ 상태에 놓인 20·30대 인구는 171만명에 달했다.
국가 전체 고용률이 비교적 안정적인 상황에서 청년층만 고용 한파를 겪고 있는 것이다.
취업난은 소비 감소 폭이 컸던 20대 초반의 타격과 직결된다. 결과적으로 외식, 모임, 여가 등 선택적 소비부터 포기하게 된다.
올해 상반기 20~24세의 오프라인 카드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2% 감소했고 이용 회원 수는 10.8% 줄었다. 25~29세 역시 매출 5.5%, 이용 회원 수 3.0%가 각각 감소했다.
한편 20대의 오프라인 소비 이탈은 실질소득 감소와 초저가 온라인 플랫폼의 부상도 원인 중 하나다.
통계청 가계동향조사 데이터 흐름을 살펴보면, 최근 청년층 가구의 처분가능소득 증가율은 누적된 외식 물가 상승률을 밑돌며 실질적인 구매력 저하를 겪고 있다.
가처분소득이 축소된 20대는 오프라인 상점 방문을 줄이는 대신, 알리익스프레스나 테무 등 중국계 초저가 전자상거래 플랫폼(C커머스)으로 소비 채널을 옮겼다.
단순히 지출 규모를 줄이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필수 소비재의 단가를 극단적으로 낮추는 방식을 택해 생존형 소비 생태계를 스스로 재편하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