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변에서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진단을 받았다는 사람이 부쩍 늘었다는 이야기가 온라인에서 잇따르고 있다.
실제 국내 ADHD 환자 수는 최근 몇 년 사이 빠르게 증가했다. 특히 10대 청소년 환자가 가장 많은 가운데 30~40대 성인 환자의 증가세가 두드러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ADHD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높아지고 정신건강의학과 진료 접근성이 개선되면서 과거에는 발견되지 않았던 환자들이 진단받는 사례가 늘어난 영향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 ADHD 환자 4년 새 3배 이상 증가…올해도 증가세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 보건의료빅데이터개방시스템에 따르면 ADHD 환자 수는 2021년 9만9488명에서 2022년 13만9696명, 2023년 19만6658명, 2024년 25만6922명, 2025년 31만4729명으로 매년 증가했다.
4년 만에 환자 수가 3배 이상으로 늘어난 셈이다. 올해 상반기에도 27만8557명이 집계돼 이미 2024년 연간 환자 수를 넘어섰다.
ADHD 치료에 사용되는 메틸페니데이트 처방 환자 수도 증가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처방 환자 수는 2022년 22만1483명에서 2025년 39만2239명으로 늘었다. 올해 1~5월에도 32만9654명이 처방받았다.
◆ 10대가 가장 많지만…30·40대 증가세 더 가팔라
연령별로는 10대 청소년 환자가 가장 많았다. 지난해 심평원 자료에서 10대 환자는 11만7729명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0~9세 환자도 6만1836명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증가율만 놓고 보면 성인층이 훨씬 가팔랐다. 2021년과 비교해 지난해 30대 환자는 468.9%, 40대는 485.8% 증가했다. 같은 기간 10대 증가율은 183.4%, 0~9세는 113.5%였다.
메틸페니데이트 처방 환자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지난해 30대 처방 환자는 7만1006명으로 2022년보다 120.5% 늘었고, 40대도 2만6231명으로 94.4% 증가했다.
성별로는 남성이 여전히 많았지만 여성 환자의 증가세도 이어졌다. 심평원 기준 남녀 환자 비율은 2021년 7대 3에서 지난해 6대 4 수준으로 좁혀졌다.
◆ “환자가 갑자기 생긴 것보다 발견 늘어난 영향”
전문가들은 최근 ADHD 환자 증가를 질환 자체가 갑자기 늘어난 결과로만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한다.
서울아산병원 이태엽 소아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언론에 많이 보도되고 이로 인해 인식 변화가 일어나면서 ADHD로 병원을 찾는 사람들이 더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하주원 연세숲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도 사회적 인식 변화를 주요 원인으로 꼽으면서 정신건강의학과 진료 접근성이 개선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실제 국내 정신의료기관 수는 2019년 5858개에서 2024년 7240개로 늘었다.
특히 성인 ADHD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점이 환자 증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과거에는 ADHD를 주로 소아·청소년의 질환으로 인식했지만, 최근에는 성인도 스스로 증상을 확인하고 병원을 찾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국내 성인 ADHD 유병률을 조사한 연구에서도 20대 7.7%, 30대 3.1%, 40대 1.3% 등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국내 환자 수가 증가하고 있지만 아직 일반적으로 알려진 유병률 수준에 비하면 적극적으로 진단·치료받는 환자가 많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다만 온라인에서 유통되는 ADHD 자가진단 정보만으로 섣불리 자신을 환자로 판단하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
이태엽 교수는 “온라인 체크리스트에서 몇 개 항목에 해당하는지도 보지만 증상이 어느 정도인지가 중요하다”며 “사회가 발전하면서 일이나 학업에서 집중해야 하는 시간이 길어진 것도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성인 ADHD 치료에 대한 온라인 후기 역시 지나치게 일반화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한다. 개인별 증상과 치료 반응에 차이가 큰 만큼 스스로 진단하기보다는 실제 일상생활에서 어느 정도의 어려움이 지속되는지 살펴보고 전문의의 평가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