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로키티 입힌 K스낵”…유통家, 캐릭터 앞세워 외국인·MZ 잡는다

유통업계가 인기 캐릭터를 앞세워 젊은 소비자와 외국인 관광객 잡기에 나서고 있다. 단순히 제품 포장에 캐릭터를 입히는 데서 벗어나 지역 먹거리와 스포츠, 팝업스토어까지 결합해 ‘경험형 콘텐츠’로 확장하는 모습이다.

 

농심 제공

6일 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올리브영과 산리오캐릭터즈의 컬래버레이션 캠페인에 참여해 ‘K-스낵’ 알리기에 나선다. 최근 스낵 신제품 ‘닭다리너겟 양념치킨맛’과 ‘포테토칩 스위트콘맛’을 올리브영에서 출시하고, 9월 한 달간 올리브영 센트럴 명동타운에서 ‘농심 K-스낵 투어’ 팝업스토어를 운영한다.

 

이번 신제품은 국내 지역 먹거리를 스낵으로 재해석했다. 닭다리너겟 양념치킨맛은 수원 통닭에서, 포테토칩 스위트콘맛은 강원도 옥수수에서 착안했다. 두 제품 패키지에는 산리오의 대표 캐릭터인 헬로키티를 적용했다.

 

팝업스토어에서는 신제품 2종뿐 아니라 빵부장 4종, 닭다리 2종, 포테토칩 2종 등 총 10종의 농심 스낵을 선보인다. 외국인 관광객이 몰리는 명동에서 한국적인 맛과 글로벌 캐릭터 IP를 동시에 내세워 제품 경험을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농심만의 움직임은 아니다. 올리브영은 최근 글로벌 캐릭터 IP를 활용해 기존 2030 여성 중심의 고객층을 남성과 외국인까지 넓히고 있다.

 

지난 5월 올리브영N성수에서 진행한 포켓몬 팝업스토어에는 한 달 동안 약 3만7000명이 방문했다. 특히 방문객 가운데 외국인 비중이 60%를 넘어섰고 남성 비중도 35%에 달했다. 협업에는 61개 브랜드가 참여했다.

 

올리브영은 산리오캐릭터즈와의 협업 규모도 키우고 있다. 오는 30일까지 진행하는 ‘올리브영 시티 로그’ 캠페인에는 81개 브랜드, 321종의 상품이 참여한다. 산리오 캐릭터들이 한국의 도시와 라이프스타일을 즐기는 모습을 콘텐츠에 녹인 것이 특징이다.

 

캐릭터를 먹거리와 결합하는 전략은 편의점에서도 확산하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최근 K리그와 산리오캐릭터즈를 결합한 협업 상품을 선보였다. 헬로키티와 시나모롤, 한교동 등 산리오 캐릭터가 K리그 구단 유니폼을 입은 디자인을 활용해 빵과 디저트, 스낵·젤리 등을 출시하는 방식이다. 제품에는 총 73종의 랜덤씰을 넣어 수집 요소도 더했다.

 

K리그 역시 산리오와 손잡고 협업 범위를 상품에서 체험 공간까지 넓혔다. 더현대 서울에서 ‘K리그×산리오 썸머캠프’ 팝업스토어를 운영하고, 전국 K리그 경기장을 돌며 캐릭터 스탬프를 모으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캐릭터 IP가 실제 구매로 이어지는 효과도 확인되고 있다. CU가 올해 어린이날 기간 캐릭터 협업 상품 구매 고객을 분석한 결과 20대가 33.1%, 30대가 28.3%로 2030 비중이 60%를 넘어섰다. 같은 기간 완구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5.1% 증가했고, 한정 판매한 포켓몬 카드팩은 출시 사흘 만에 25만개가 판매됐다.

 

편의점 업계 전체로 범위를 넓혀도 흐름은 비슷하다. 지난해 캐릭터 협업 상품 매출은 전년 대비 GS25가 47.5%, CU가 105.7%, 세븐일레븐이 50%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캐릭터 협업이 단순한 제품 장식에서 벗어나 매장을 찾게 만드는 ‘집객 콘텐츠’로 변하고 있다고 본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명동·성수·홍대 등에서는 이미 세계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캐릭터를 K푸드·K뷰티와 결합하면 언어 장벽을 낮추면서 제품을 알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협업이 급증하면서 차별화가 쉽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CU의 캐릭터 협업 상품은 2021년 50여종에서 지난해 370여종으로 4년 만에 7배 이상 늘었다. 캐릭터만 바꾼 비슷한 상품이 쏟아질 경우 브랜드 고유의 색깔이 희석될 수 있다는 얘기다.

 

결국 승부처는 ‘어떤 캐릭터와 협업했느냐’보다 해당 브랜드만 보여줄 수 있는 콘텐츠를 얼마나 담아내느냐로 옮겨가고 있다. 농심이 수원 통닭과 강원도 옥수수에 헬로키티를 결합하고, 세븐일레븐이 K리그 구단과 산리오를 엮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캐릭터를 제품에 붙이는 데 그치지 않고 한국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맛과 장소, 스포츠·문화 콘텐츠까지 연결하는 방식이 K푸드와 K유통의 새로운 마케팅 공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