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국민 울린 ‘피터팬 아버지’ 전경철씨 별세 [고인을 기리며]

중증 자폐를 가진 아들의 거처 마련과 중증 자폐인을 위한 재단 설립을 위해 시한부의 몸을 불사른 ‘피터팬 아빠’ 전경철씨가 별세했다. 향년 64세.

전경철씨가 6월25일 서울 강동구의 자택에서 피터팬 재단과 관련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재문 기자  

6일 고인의 장례를 맡은 지인에 따르면 고인은 지난 5일 오후 7시56분 간암 투병 중 별세했다.

 

1962년 충남 공주에서 태어난 전경철씨는 20여년간 중증 자폐 장애를 가진 아들 제원씨를 홀로 돌보다 지난해 간암 말기로 시한부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홀로 남겨질 아들의 살 곳을 마련하겠다는 일념 하나로 의료진의 기대 여명보다 약 1년을 더 버텨냈고, 언론 보도를 시작으로 고인의 애끊는 부정(父情)이 세상에 알려진 뒤 각지에서 온정의 손길이 쏟아져 마침내 아들은 새 보금자리에 안착할 수 있었다.

 

아들 문제가 해결된 뒤에도 고인의 중증 발달 장애인을 위한 행보는 멈추지 않았다. 그는 성인 중증자폐인을 위한 안식처 ‘피터팬의 네버랜드’를 만들기 위한 피터팬 자폐인복지재단 설립추진위원회를 발족해 추진위원장을 맡았다. 재단에 자신의 회고록 ‘안녕, 피터팬’ 출간을 통해 얻은 인세와 더불어 개인 후원금 전부를 내놔 지난달 총 4억4760만원의 재단 설립 자금을 모았다. 아울러 재단 파트너사를 찾기 위해 생전 10여곳의 기업에 제안서를 보냈고, 이중 복수의 기업과 유의미한 논의가 진행 중이었다.  

전경철 발달장애자녀 부모./2026.06.25./이재문 기자

고인은 지난달 14일 서울 상암동 MBC 사옥에서 생전 장례식이자 감사 공연인 ‘네버랜드 레퀴엠: 38년 만의 커튼콜’을 개최해, 아들의 오늘을 지켜준 시민과 후원자들에게 직접 감사 인사를 올리며 세상과의 아름다운 작별을 준비하기도 했다.

 

장례는 평소 고인의 뜻에 따라 별도의 빈소를 차리지 않는 무빈소 장례로 치러진다. 고인은 충남 공주 선영에 영면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