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은 주주환원 경쟁… ‘신뢰 쌓은 기업’에 돈 몰린다 [마이머니]

SK하이닉스·삼성전자 등 환원책 잇따라
자사주 소각·배당 확대 등 장기 성과 주목

국내 증시에서 주주환원 정책이 주요 투자 지표로 부상하면서 수혜주 찾기가 본격화하고 있다. 단순한 일회성 발표에 그치지 않고 시장과 장기적인 신뢰를 구축하며 환원 여력을 갖춘 기업들이 새로운 주도주로 주목받는 모습이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상장사 중에서 대형주를 중심으로 대규모 주주환원이 활발히 이뤄졌다. SK하이닉스가 40조원 규모의 자기주식 취득 및 소각을 결정한 데 이어 메리츠금융지주와 셀트리온도 각각 5000억원, 100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 취득 계획을 내놨다. 현대자동차 역시 7891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을 결정했다. 삼성전자가 3분기 30조원 현금배당을 포함해 올해 총 90조~110조원 규모의 주주환원 계획을 공시했고, SK하이닉스와 KT&G도 각각 2700억원, 2100억원 규모의 배당을 결정했다.



다만 단기적인 주가 반등이나 일회성 규모보다는 장기적 관점에서 주주환원율을 높일 수 있는 요건을 갖췄는지가 옥석 가리기의 핵심 기준으로 꼽힌다. 특히 주주환원을 꾸준히 확대할 수 있는 기업의 조건으로는 풍부한 잉여현금흐름과 낮은 부채비율,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주가순자산비율 지표가 거론된다.

유명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올 하반기 이익 모멘텀 둔화와 불확실한 거시 환경을 고려하면 주주환원 스타일 투자에 대한 관심이 유효하다”며 “자사주 매입에 적극적이면서도 현금흐름이 양호해 매입 여력이 높은 기업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환원 규모 못지않게 시장 상황과 무관하게 정책을 유지하는 ‘신뢰도’가 주가를 좌우할 요소가 될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김민규 KB증권 연구원은 “상황이 좋을 때뿐 아니라 안 좋을 때도 주주를 우선시한다는 신뢰를 시간과 숫자로 증명해야 강력한 주가 상승 재료가 된다”며 “단순히 자사주 매입 규모가 큰 기업보다 소각을 통해 실제 발행 주식 수를 지속해서 줄이거나, 꾸준히 배당을 늘려온 배당 성장 종목의 장기 성과가 뛰어나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과거 애플과 대만 TSMC가 스마트폰 시장 성장 둔화나 반도체 업황 침체 등 실적 우려가 불거진 위기 속에서도 배당 증액과 대규모 자사주 매입을 지속했던 점을 주요 사례로 꼽았다.

증권가에서는 꾸준히 주식 수를 줄이거나 배당을 늘리며 신뢰를 쌓고 있는 상장사들을 장기 투자 유망군으로 지목하고다.

KB증권은 최근 3년 중 2년 이상 주주환원 목적의 자사주 소각을 단행한 미래에셋증권, 신한지주, KT&G 등과 10년 이상 주당배당금을 줄이지 않은 동서, SK가스, 오뚜기 등 대표적인 배당 성장주를 매력적인 투자처로 꼽았다.

미래에셋증권도 현금흐름이 양호하고 자사주 매입 이력이 있는 대신증권, 메리츠금융지주, 크래프톤 등을 관심 종목으로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