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고위 안보·정치 당국자가 “한국이 호르무즈해협에서 이란을 상대로 군사 행동을 할 경우 이를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침략전쟁에 대한 직접적인 군사 참여로 간주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레바논 매체 알마야딘이 그제 보도했다. “미국이 한국에 불법적인 미군 작전에 협력하도록 압력을 가하는 행위를 심각하게 경고한다”며 “한국은 미국의 공격적인 정책 때문에 자국의 이익과 명성을 희생해서는 안 된다”고도 했다. 한국이 미국 편에 서면 ‘참전’으로 간주하겠다는 공개 경고다. 정부의 고심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이재명 대통령이 “파병 얘기는 정말 어렵다. 대외관계는 너무 예민해 백지장 차이로 다른 얘기가 되니 감안해 달라”고 말한 것만 봐도 그렇다.
이란의 압박은 명분이 약한 억지 주장에 불과하다. 한국 정부는 호르무즈해협에 P-8A 해상초계기, 해군 군수지원함, 폭발물처리(EOD) 전력 등 비전투 자산 파견을 검토 중이다. 이란에 대한 적대적 행위가 아닌 호르무즈해협의 자유항행 보장을 위한 최소한의 조치다. 이란 군사시설 공격과 유조선 보호 및 기뢰 제거 등을 수행하는 것을 어떻게 같은 전쟁 행위로 규정할 수 있나. 오히려 미군의 공격에 대응하기 위한 지렛대 용도로 호르무즈해협의 통행료 부과 및 통항을 제한하고 있는 건 이란 아닌가. 유엔해양법협약과 국제관습법상 명백한 국제법 위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면서 정당 방위성 대응을 하려는 우리 정부를 협박하는 것은 한국 내 반(反)이란 여론만 고조시킬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