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항 장사’ 교원 126명 징계… “실효성 있는 재발방지책 필요”

‘사교육 카르텔’ 근절 현주소

18명은 정직·해임 등 중징계
서울 79명 등 수도권서 93%
정부, 겸직 관리감독 등 역점
일각, 처벌 조항 등 신설 촉구

4개월간 입시비리 집중 단속
부정행위 징계시효 3년→10년

지난해 이후 사교육 학원 강사와 시험문항 거래를 주고받아 징계받은 교원이 126명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교원 문항거래를 비롯한 교원 비위 행위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해나가는 한편 2027학년도 입시 과정의 공정성을 훼손하는 행위에도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6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문수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받은 ‘사교육 카르텔 감사 문항거래 교원 징계 현황’ 자료에 따르면 작년부터 올해 3월까지 문항 거래로 징계 처분을 받은 교원은 모두 126명이다. 18명에게는 중징계 조치가 내려졌다. 정직 14명, 강등 1명, 해임 3명이다. 나머지 108명은 견책·감봉 등 경징계를 받았다. 감봉이 86명으로 가장 많았고, 견책 22명, 정직 14명이었다.



문항거래로 징계를 받은 교원은 주로 수도권에 집중됐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이 79명으로 가장 많았고, 경기 37명, 인천 1명으로 집계돼 전체 징계 교원의 약 93%가 수도권에 근무하는 교원이었다. 부산과 전북에서는 징계 사례가 나오지 않았다. 정식 징계보다 낮은 단계의 조치인 행정처분(경고)을 받은 교원은 28명이었다. 서울 11명, 경기 16명, 부산 1명이었다.

‘사교육 카르텔’ 수사는 지난 정부가 사교육 강사와 현직 교사들 간 비리를 뿌리 뽑겠다고 선언하면서 본격화했다.

감사원은 지난해 2월 사교육 카르텔을 다룬 ‘교원 등의 사교육 시장 참여 관련 복무 실태’ 감사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교원 249명이 2018년부터 2023년 6월까지 사교육 업체와 문항 거래를 통해 1인당 평균 8400만원의 수입을 거뒀다. 사교육 업체가 한국교육방송공사(EBS) 교재 집필진 명단을 입수하거나 인맥·학연 등을 통해 교원을 접촉하는 방식으로 거래가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 결과가 나온 직후 시도교육청들은 비위 사실을 통보받은 교원들에 대해 징계 등 후속 조치를 진행했다. 현재도 징계 처분과 교육청 재심의 요구 등 조치가 진행 중인 상황이다. 문항거래는 입시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무너트린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다. 공교육 불신을 키우고 사교육 의존을 부추길 수 있는 만큼 엄정한 조치와 함께 실효성 있는 재발 방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법적으로 문항 거래의 ‘위법성’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요구도 커지고 있다.

정부는 교사들이 겸직 허가 없이 문항을 판매한 것과 관련해 겸직관리 시스템을 신설해 위반행위 감시를 철저히 하겠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올해 말까지 겸직관리 시스템을 신설해 관리·감독 편의성을 높이고, 겸직금지 위반 행위에 대한 점검·안내를 강화해 교원이 본연의 직무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입시 비리’에 대한 감시도 강화한다.

2027학년도 대학 입학원서 접수가 시작된 만큼 교육부는 7일부터 약 4개월간 ‘입시 비리 집중신고 기간’을 운영하고, 대학 입학전형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입시 비리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계획이다. 대학 신입생 충원을 위해 재학 의사가 없는 학생을 조직적으로 모집해 허위로 등록하는 행위, 면접 및 예체능 실기 등의 평가 과정에서 면접위원이 담합해 특정인에게 평가점수를 동일하게 부여하는 행위 등이 중점 신고 대상이다. 신고 접수는 교육부 누리집에 비리 주체, 신고 내용, 신고 취지와 이유, 관련 증거 등을 첨부해 진행하면 된다.

입학 관련 비위에 대한 제재 수위도 한층 강화됐다. 교육부는 관련 법 개정으로 학생 선발의 공정성을 침해하는 부정행위에 대해서는 징계 시효가 기존 3년에서 10년으로 연장됐다고 강조했다. 또 학생이 입학사정관 또는 외부 위원으로부터 청탁 등의 부정한 방법으로 얻은 정보 등을 이용해 대학별고사에 응시한 경우 입학허가를 취소할 수 있는 근거가 신설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