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초청으로 프랑스 국빈방문 일정에 돌입했다. 지난 4월 마크롱 대통령의 방한 이후 5개월 만에 이뤄지는 상호 국빈방문이다. 양국은 인공지능(AI)과 원자력·우주 등 미래산업 협력을 구체화하는 한편, 호르무즈해협의 자유통항을 둘러싼 국제 공조 문제도 정상 간 주요 안보 의제로 다뤄질 가능성이 있다. 프랑스가 영국 등과 함께 호르무즈 자유통항을 위한 유럽의 국제적 연대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선 국가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경기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출국해 프랑스 니스 코트다쥐르 공항에 도착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부터 9일까지 프랑스 남부 생폴드방스와 파리에서 일정을 소화한다. 이번 방문은 지난 4월 방한한 마크롱 대통령이 이 대통령을 국제 영화·영상 정상회의인 ‘뤼미에르 서밋’ 공동의장으로 초청하면서 국빈방문을 제안한 데 따른 것이다.
방문의 핵심은 8일 파리 엘리제궁에서 열리는 한·프랑스 정상회담이다. 이 대통령은 개선문 무명용사의 묘 헌화와 공식환영식에 이어 마크롱 대통령과 단독 오찬을 하고 양국 대표단이 참석하는 확대 정상회담을 갖는다.
호르무즈 문제는 정상회담에서 다뤄질 가능성이 높은 안보 현안 가운데 하나다. 프랑스는 영국·독일 등 유럽 국가들과 함께 호르무즈해협의 자유로운 통항을 위한 움직임에 일찍부터 참여했고, 미국 주도의 대응과도 공조해왔다. 프랑스 함정 등 유럽 국가의 선박도 현지에서 관련 활동을 하고 있다. 한국과 프랑스 역시 그동안 호르무즈 문제를 놓고 협의를 이어왔으며 지난 4월 정상회담에서도 관련 논의가 이뤄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한·프랑스 정상회담에서 호르무즈 문제가 의제로 오를 가능성에 대해 “프랑스는 호르무즈 통항을 위한 국제적인 연대에 가장 먼저 적극적으로 움직였던 나라이고 우리와도 그런 협의를 해왔다”며 “가능성이 없다고 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프랑스·영국 등이 추진하는 유럽 측 움직임과 미국 측 대응에 대해서도 “완전히 결합된 것은 아니지만 공조하며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제·산업 분야에서는 AI·우주·원자력·바이오 등 첨단기술 협력이 주요 의제다. 특히 세계적인 원전 강국인 프랑스와 원자력 분야의 구체적인 협력 성과를 도출하기 위한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원전 협력과 관련해 “구체적인 진전을 보이기 위해 협의하고 있고 정상회담에서도 논의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양국은 공동 연구개발(R&D)과 기업 협력, 시장 진출을 확대하고 청년·과학기술 분야의 인적교류를 늘리는 방안도 논의한다.
프랑스는 유럽연합(EU) 내 2위이자 세계 7위 경제대국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이며 올해 주요 7개국(G7) 의장국이다. 청와대는 지난 4월 ‘글로벌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된 양국 관계를 안보와 경제·과학기술 분야의 실질적인 협력으로 연결하고, 프랑스를 발판으로 대유럽 외교의 폭을 넓힌다는 구상이다.
이 대통령은 7일 생폴드방스에서 마크롱 대통령과 뤼미에르 서밋 공동의장으로 참석해 글로벌 영화·영상산업의 미래와 K콘텐츠의 유럽시장 진출 방안을 논의한다. 8일 정상회담 뒤에는 양국 20여개 기업이 참여하는 한·프랑스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과 마크롱 대통령 내외가 주최하는 국빈만찬에 참석한다. 9일에는 야엘 브론피베 프랑스 하원의장 면담과 동포 오찬 간담회, 마티아스 코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사무총장 접견이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