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백악관이 북한과 미군 유해 수습 협력 재개 가능성에 대비해 미 국방부 전쟁포로·실종자 확인국(DPAA)에 준비 상황을 확인한 배경에는 우리 정부의 제안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통일부가 지난 3월 남북·북미 대화 재개의 물꼬를 틀 인도적 협력 카드로 북한군 유해 송환 구상을 백악관에 전달했고, 이후 미국도 유해 문제를 고리로 대북 협력 가능성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6일 세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통일부는 지난해 말부터 국내에 보관 중인 인민군 추정 유해를 북한에 송환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 왔다. 남북 공동 유해발굴처럼 북한과의 사전 협의가 필요한 사업을 먼저 제안하기보다 국내에서 발굴·보관 중인 인민군 추정 유해를 우선 송환해 북한의 호응을 이끌어내겠다는 구상이었다. 실제 송환에 대비한 실무 차원의 준비도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통일부는 지난 3월 이 같은 구상을 백악관에 전했다. 북한군 유해를 우선 송환해 남북 간 인도적 협력의 물꼬를 트고, 북한 내 미군 유해 수습으로 이어지는 북·미 협력으로 확장한다는 구상이었다. 대북 제재와 무관한 유해 문제를 고리로 남북 간, 북·미 간 대화 재개의 여건을 조성하겠다는 취지다.
경기 파주시 적성면 북한군 묘역에는 6·25전쟁 당시 전사한 북한군 등의 유해 800여구가 안장돼 있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이 발굴한 인민군 추정 유해도 감식 등을 거쳐 관리 중이다. 정부는 유해 문제를 매개로 남북 간 인도적 협력을 시작해 북·미 간 접촉 재개로 이어지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김태형 숭실대 교수는 “한·미 정부 모두 북한에 대화 재개 의사를 전달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대화 재개를 위해) 유해 문제를 활용하려는 것 같다. 다만 북한이 긍정적으로 반응할지는 불확실하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