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이흥구 퇴임… 대법관 2인 공백 현실화

靑과 갈등 속 ‘재제청’ 결론 촉각

김성수 인사 청문절차 진행
노태악 후임은 산 넘어 산
당장 전원합의체 운영 차질

조희대, 주중 공식 입장 낼 듯
법조계 “새 추천위 구성 유력”

대법관 제청을 둘러싼 청와대와 사법부 간 갈등으로 노태악 전 대법관의 후임 인선이 지연되는 상황에 이흥구 대법관마저 7일 퇴임한다. 반년 넘게 이어진 대법관 공백은 1명에서 2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재판 지연 최소화를 위해서라도 대법원이 이번주 중 입장을 낼 것으로 보인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대법관은 7일 6년 임기를 마치고 퇴임한다. 이 대법관은 2020년 9월 김명수 전 대법원장이 제청해 문재인정부에서 임명됐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지난 4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3월3일 퇴임한 노 전 대법관 후임 공백이 반년 넘게 이어진 상황에서 이 대법관이 후임 인선 절차가 마무리되지 않은 채 대법원을 떠나면서 대법관 2명 공백이 현실화하게 됐다.



이 대법관 후임으로 제청된 김성수 서울고법 부장판사는 국회 인사청문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노 전 대법관 후임으로 제청된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와 달리 김 부장판사에 대해선 청와대와 사법부 간 합의가 이뤄지며 이재명 대통령이 국회에 임명동의안을 제출했다. 하지만 국회 인사청문회(14일 진행)와 경과보고서 채택을 위한 전체회의(16일)를 거쳐, 국회 본회의 임명동의안 표결, 대통령 임명 절차에 걸리는 시간을 감안하면 최소 열흘간은 대법관 2명 공백이 불가피하다.

이달 안에 김성수 후보자가 임명되더라도 노 전 대법관 후임 인선 지연으로 인한 대법관 1명 공백은 지속될 수밖에 없다.

앞서 올 1월 노 전 대법관 퇴임을 앞두고 구성된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는 김민기·박순영 서울고법 고법판사와 윤성식 서울고법 부장판사, 손 부장판사 등 4명을 추천했다. 하지만 최종 제청 후보를 두고 청와대와 사법부 간 이견이 평행선을 달리며 협의가 이뤄지지 못했다.

결국 지난달 18일 조희대 대법원장은 청와대와 물밑 합의를 거쳐 대면으로 제청해 온 관례와 달리 합의하지 못한 손 부장판사를 서면으로 제청했다. 이에 청와대는 28일 “절차적 완결성을 갖추지 못한 제청”이라며 “(기존) 추천위 추천 내용을 존중해 최대한 신속히 재제청 절차를 진행해 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사실상 청와대가 낙점한 김민기 고법판사에 대한 제청을 우회적으로 압박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당초 조 대법원장은 지난주 공식 입장을 발표하겠다고 예고했으나 갑작스러운 부친상으로 공식 발표는 이번 주로 미뤄졌다.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 깃발이 휘날리고 있다. 뉴시스

법조계에선 조 대법원장이 노 전 대법관 후임 재체청을 위한 대법관후보자 추천위원회를 다시 꾸리고 후보자 천거 절차부터 다시 밟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법원조직법에 따르면 대법관후보추천위는 대법원장이 ‘대법관 후보자를 제청할 때마다’ 구성된다고 규정돼 있다.

조 대법원장이 이 같은 결정을 할 경우, 기존 추천 후보 중 재제청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힌 청와대 및 여권과의 갈등은 더욱 심화할 가능성이 있다. 대법관 공백 사태가 초장기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의 배경이다.

대법관 공백이 장기화할 경우 4명의 대법관으로 구성된 소부 재판 심리는 물론 대법관 전원이 심리에 참여하는 전원합의체 운영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김건희씨의 ‘3대 의혹’(주가조작·무상 여론조사·금품수수) 사건을 비롯해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의 내란 혐의 사건 등이 전원합의체 심리를 앞두고 있어 대법원의 부담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