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26-09-07 06:00:00
기사수정 2026-09-06 20:50:31
道, 도비 보조율 30%로 제한
보조사업 961개 중 44% 타격
재정여건에 따라 격차 불가피
경기도가 심각한 재정난을 이유로 일선 시·군 보조사업의 도비 지원율을 ‘최대 30%’로 제한하기로 하면서 ‘경기도형 기본소득’의 동력 역시 약화하고 있다. 광역 지자체의 매칭 재정 지원이 급감함에 따라 기초 지자체의 재정 부담이 한계에 다다랐고, 거주지에 따라 복지 혜택이 갈리는 ‘시·군별 복지 양극화’ 현상이 현실화한 것이다. 지난 수년간 도정 상징으로 자리 잡았던 ‘이재명표 보편 복지’의 생태계가 뿌리째 흔들린다는 지적도 나온다.
6일 경기도와 도의회 등에 따르면 도는 이달 3일 시·군 부단체장 회의를 열고 2027년도 본예산 편성 과정에서 ‘도비 보조율 최대 30% 적용’ 방침을 전달했다. 부동산 거래 가뭄에 따른 취득세 세수 급감으로 재정 비상이 걸리자 도비 지원율에 상한선(cap)을 씌워 지출을 대폭 줄이겠다는 취지다. 이 기준이 적용되면 도내 시·군 보조사업 961개 중 43.8%인 421개 사업의 도비 지원이 깎인다.
이번 조치로 직격탄을 맞은 건 청년·농민 기본소득과 지역화폐 발행 지원 등이다. 그간 도와 시·군이 7대3에서 5대5 비율로 예산을 매칭해 왔으나, 도비 지원율이 30%로 제한되면 각 시·군의 예산 부담률은 70% 이상으로 급증한다. 실제로 민선 9기 고양시가 올 하반기 재개하려던 ‘청년 기본소득’ 사업은 도의 예산 지원 거부로 추경안 편성 자체가 무산됐다. 문제는 거주 지역에 따른 ‘복지 양극화’다. 재정 자립도가 높은 수원·용인·화성 등 대도시는 자체 예산을 투입해 사업을 유지할 수 있지만, 연천·가평·양평 등 재정 여건이 열악한 지자체는 사업 포기가 불가피해 보인다. 보편적 복지를 표방했던 기본소득이 “어느 시·군에 사느냐”에 따라 수혜 여부가 갈리는 불평등 구조로 전락하는 셈이다.
일선 지자체와 도의회는 일방적 ‘재정 부담 전가’라며 반발하고 있다. 경기도시장군수협의회장인 최대호 안양시장은 “주민 삶과 직결된 복지 예산을 일방적으로 삭감하는 건 전형적 재정 전가”라며 31개 시·군의 뜻을 모아 입장문을 내겠다고 밝혔다.
이에 정두석 경기도 기획조정실장은 “기본 보조율 30%를 원칙으로 하되 재정 여건이 열악한 시·군에 차등 보조율을 검토하겠다”며 한발 물러섰다. 광역·기초 지자체 간 재정 갈등이 민선 9기 도정의 악재로 부상하면서 기본소득을 둘러싼 논란도 향후 본예산 심의 과정에서 첨예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