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혼자 있지 않아. 너를 도와줄 수 있는 어른들과 사회가 옆에 있어.”
학교를 자퇴한 뒤 2년간 홀로 대학 입시를 준비했던 주수진 학생에게 서울시의 교육복지 정책 ‘서울런’은 단순한 학습 지원책이 아니었다. 그는 6일 서울시청 본관 다목적홀에서 열린 서울런 5주년 성과공유회 ‘하이파이브’에서 “아무런 소속감 없이 지내던 제게 서울런이 내민 손은 마치 세상으로 나아갈 용기 같았다”며 “그 용기는 대학 진학으로 이어지는 성장의 발판이 됐다”고 말했다.
주수진 학생은 현재 한국외국어대학교 아랍어과 26학번으로 재학 중이다. 앞선 두 차례 수능에서는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지만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꿈드림’을 통해 서울런을 알게 된 뒤 멘토와 함께 공부를 이어간 끝에 대입에 성공했다.
◆5년 만에 가입자 5배…대입 합격자 2840명
오세훈 서울시장이 2021년 처음 선보인 서울런은 사회·경제적 여건과 관계없이 학생들이 공정한 학습 기회를 누릴 수 있도록 온라인 강의, 일대일 멘토링 등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출범 첫해 9069명이던 가입자는 지난달 말 기준 4만4000명을 넘어섰고 올해 대입 합격자는 역대 최다인 914명을 기록했다. 지난 5년간 서울런 참여자의 대학 합격자는 누적 2840명에 달한다.
성과가 쌓이면서 다른 지역에서도 서울런 모델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충북도와 김포시 등 7개 지방자치단체가 서울런 도입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서울런은 멘토에게도 성장의 계기가 됐다. 서울런 참여자들은 행사의 핵심인 ‘서울런 성과공유, 성장톡(TALK)’에서 성장·동행·도약을 주제로 저마다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이 자리에서 한국외대 스페인어과에 재학 중인 양유정 멘토는 “멘티 학생이 변화하는 모습을 보면서 ‘내가 뭔가 해냈구나’ 하는 성취감을 느꼈다”며 “누군가의 성장을 도와줄 수 있다는 게 개인적으로도 뿌듯했고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소통하는 법을 배우면서 함께 성장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학습 넘어 꿈·미래까지…‘성장사다리’로 확대
시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서울런을 청소년의 꿈과 미래 설계까지 지원하는 ‘성장사다리’로 한 단계 더 발전시키겠다는 구상이다. 학습·멘토링·진로·진학·체험을 유기적으로 잇는 ‘종합 성장 플랫폼’을 구축하는 게 목표다.
그 일환으로 이날 행사에서 새 브랜드 아이덴티티(BI)도 공개했다. 학생들이 배움에서 출발해 다양한 경험과 도전을 거쳐 자신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미래로 나아간다는 ‘성장과 확장’을 시각적으로 표현했다. 또 EBS 국어 강사인 윤혜정 강일고등학교 교사와 서울런 이용자로 시작해 후배를 돕는 멘토로 성장한 서문민경 학생을 홍보대사로 위촉했다.
지원 대상도 넓힌다. 시는 지난 7월 서울런 지원 대상의 소득 기준을 기준중위소득 60% 이하에서 80% 이하로 완화했다. 다자녀가구 자녀와 지역아동센터 이용 아동, 국가보훈대상자 손자녀, 한부모가족복지시설 입소자 등도 지원 범위에 포함했다. 그 결과 수혜 가능 인원은 기존 약 12만명에서 17만명 규모로 늘었다.
오 시장은 “막막하던 학생들이 꿈을 그릴 수 있는 길을 찾도록 기회를 주는 게 서울런이 가진 가장 큰 의미”라며 “서울시는 계속해서 이런 기회를 늘려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런을 통해 꿈을 키운 학생들이 후배들을 위해 조금 더 시간을 내준다면 따뜻한 선순환의 생태계가 더욱 활성화될 것”이라며 더 많은 청년이 희망을 키울 수 있기를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