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동부 작센안할트주(州) 의회 선거에서 극우 성향의 독일대안당(AfD)이 1위를 기록할 것이 확실시되며 울리히 지그문트(35) 대표의 주정부 총리 당선 여부에 시선이 쏠린다. ‘극우 정당과는 연대하지 않는다’는 독일 주요 정당들의 원칙이 확실히 지켜진다면 지그문트는 주의회 원내 1당의 대표이면서도 주총리는 맡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6일(현지시간) 독일 공영 ARD 방송에 따르면 이날 실시된 작센안할트 주의회 선거의 출구 조사 결과 AfD가 절반에 가까운 44% 이상의 득표율로 1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는 독일 연방정부 현 집권당인 중도 보수 기독민주당(CDU)은 물론 좌파당, 녹색당, 중도 좌파 사회민주당(SPD)를 크게 앞선 것이다. 출구 조사 결과 공개 후 지그문트는 “오늘 우리는 역사를 만들었다”며 기쁨을 표시했다.
다만 득표율에 따른 의석 배분에서 AfD는 전체 83석 가운데 39석으로 과반(42석 이상)에 못 미친 만큼 단독으로는 집권이 불가능하다. 일각에선 급진 좌파 자라바겐크네히트연합(BSW)이 5석을 확보하는 경우 AfD와 연립정부를 꾸릴 수 있다고 내다봤지만, 이날 출구 조사 발표 후 BSW는 “AfD를 지지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에 따라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초의 극우 성향 주정부 탄생은, 적어도 이번에는 어려울 전망이다.
작센안할트주에서 AfD의 괄목할 만한 성장 뒤에는 ‘우익 극단주의자’라는 평가를 받는 지그문트가 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유력 시사 주간지 ‘슈피겔’로부터 “독일에서 가장 위험한 남자”라는 비판을 들은 지그문트는 되레 슈피겔 표지에 서명한 뒤 이를 지지자들에게 나눠주는 방법으로 선거운동을 해 큰 화제가 됐다. 슈피겔로선 조롱을 당한 셈이다.
지그문트는 과거 동·서독 분단 시절 동독에 속했던 작센안할트주에서 1990년 10월25일 태어났다. 독일 통일 후 3주일이 지난 시점으로, 당연히 지그문트는 동독 시절의 추억이 없다. 애초 사업가가 되길 꿈꿨던 지그문트는 CDU에 가입해 활동했으나 2014년 새로 창당된 AfD로 옮겼다. 2016년 이래 작센안할트 주의회 의원으로 활동하며 존재감을 키웠다.
옛 동독 지역에 있는 다른 주들과 마찬가지로 작센안할트도 경제적으로 낙후했다. 지그문트는 바로 이 점을 파고들어 이민 수용 반대, 외국인 배격 등 AfD의 주요 정강들을 선전하며 주민들 마음을 사로잡았다. 경제를 활성화할 방안으로 자본주의 시장경제 대신 과거 나치 독일이나 동독 정권과 흡사한 계획 경제를 제시해 호응을 얻었다. 나치 시대를 연상케 하는 반(反)유대주의도 꺼내 들었다.
독일 내 유대인 사회는 충격을 토로하며 앞날을 걱정하는 모습이다. 독일 유대인중앙위원회 요제프 슈스터(72) 대표는 “독일 연방을 구성하는 한 주에서 극우 정당이 단독 집권할 날이 머지않은 듯하다”며 “그 경우 독일 내 유대인들은 물론 독일 사회에 일으킬 피해는 엄청날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