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치 예방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껌과 치약은 물론 어린이용 사탕과 간식 등에도 사용되는 자일리톨이 심장마비와 뇌졸중 등 심혈관질환 위험과 연관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뉴욕포스트는 독일 베를린 샤리테 대학병원 연구팀이 유럽심장학회(ESC) 연례 학술대회에서 발표한 자일리톨과 심혈관질환의 연관성 분석 결과를 보도했다.
자일리톨은 설탕보다 열량이 낮은 당알코올계 감미료다. 단맛은 유지하면서 설탕보다 혈당을 적게 올리는 특성 때문에 무설탕 껌과 사탕, 음료, 다이어트 식품 등에 설탕 대체재로 사용되고 있다. 특히 충치 예방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어린이용 간식이나 사탕에도 활용된다.
연구팀은 캐나다와 영국 성인 1만7700여 명을 대상으로 혈액 속 자일리톨 수치와 심혈관질환 발생의 연관성을 장기간 추적했다.
그 결과 캐나다 참가자 가운데 혈중 자일리톨 수치가 가장 높은 집단은 가장 낮은 집단보다 6년 이내 심장마비와 뇌졸중, 사망 등 심혈관계 질환을 겪을 위험이 57%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과 성별을 비롯해 흡연 여부, 고혈압, 당뇨병, 혈중 지질 수치 등 기존 심혈관질환 위험 요인을 보정한 뒤에도 이 같은 연관성이 나타났다.
30년간 진행된 영국 연구에서도 비슷한 경향이 확인됐다. 혈중 자일리톨 수치가 높은 집단의 심혈관질환 위험이 낮은 집단보다 18% 높은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연령과 성별, 체질량지수(BMI), 고혈압, 당뇨병 등 다른 위험 요인을 고려한 뒤에도 연관성은 유지됐다.
연구진은 자일리톨이 혈전 생성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에도 주목했다. 자일리톨은 음식으로 섭취되는 것뿐 아니라 우리 몸의 포도당 대사 과정에서도 소량 자연적으로 생성된다.
문제는 식품에 첨가되는 자일리톨의 농도다. 연구진에 따르면 시판되는 무설탕 껌이나 다이어트 식품, 음료 등에 사용되는 자일리톨은 체내에서 자연적으로 만들어지는 양보다 1000배 이상 높은 농도로 사용될 수 있다.
연구팀은 앞선 연구를 통해 자일리톨이 혈소판의 혈전 생성을 촉진할 가능성도 확인한 바 있다. 혈소판이 과도하게 활성화돼 혈전이 만들어지면 혈관을 막아 심장마비나 뇌졸중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자일리톨은 고혈압·당뇨병·이상지질혈증(고지혈증) 등 환자나 심혈관병을 앓은 적이 있는 사람에게는 과량 섭취하지 않도록 권고되는 성분 중 하나이기도 하다.
다만 이번 연구 결과만으로 자일리톨이 심장마비나 뇌졸중을 직접 일으킨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이번 연구는 혈중 자일리톨 수치와 심혈관질환 발생 사이의 연관성을 살펴본 관찰 연구이기 때문이다.
특히 혈중 자일리톨은 식품을 통해 섭취한 양뿐 아니라 체내 대사 과정에서도 자연적으로 생성될 수 있어 높은 자일리톨 수치가 식품 섭취 때문인지, 또는 다른 대사적 요인과 관련이 있는지는 추가적인 임상 연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