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 비상’ 잣대 달랐나… 추미애 ‘12억 관사’ 논란

수원 광교 47평형 전세 아파트에 도비로 입주…“직원엔 개혁, 본인은 혜택” 반발
“체육대회비 1000만원도 깎더니…매일 2~3시간 대중교통 출퇴근 직원 고충은?”
남경필·이재명 자택에서 출퇴근, 김동연 사비 들여 전세 마련…“전임 지사와 대비”
‘재정 비상’ 선언하며 5465억 세출 감액·인사 연기…경기도 “규정 따른 정상 계약”

‘재정 비상’을 선언한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도비 12억원으로 마련한 중대형 아파트를 관사로 사용 중인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고강도 세출 구조조정과 인사 연기에 이어 관사 문제까지 불거지면서, 도청 내부에선 공무원 체육대회 참가비 1000만원까지 삭감한 추 지사가 ‘내로남불’에 가까운 행동을 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추미애 경기지사. 연합뉴스

7일 경기도 등에 따르면 도는 지난 6월 수원시 광교신도시에 있는 전용면적 156㎡(약 47평) 아파트를 전세 보증금 12억2000만원에 전세 계약했다. 추 지사는 취임 직후인 7월부터 도청 인근에 있는 해당 아파트에 입주해 생활하고 있다. 

 

앞서 그는 2024년 총선에서 경기 하남갑 지역구에서 당선된 뒤 서울 광진구에서 하남 감이동의 한 아파트로 이사했다. 도지사 당선 이후에도 하남과 수원을 오가며 인수 업무를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추 지사가 취임 후 재정난 극복을 명분으로 강도 높은 긴축 행정을 펼치며 직원들의 고통 분담을 요구해 왔다는 사실이다. 지난달 5일 재정 비상 상황을 선언한 뒤 5465억원 규모의 세출을 감액하는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했고, 각 부서에 내년도 본예산 편성 규모를 큰 폭으로 축소할 것을 지시했다.

 

이 과정에서 1000만원 안팎의 전국공무원체육대회 참가비 등 직원 복지예산까지 삭감헀고, 조직 개편을 이유로 하반기 정기 인사마저 내년 1월로 연기했다. 

 

직원 복지 축소와 인사 연기에 이어 고가 관사 입주 사실까지 알려지자 도청 익명 게시판과 공무원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내로남불’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경기도 광교 청사.

게시판에는 “관사가 없어 매일 2~3시간씩 대중교통으로 출퇴근하는 직원들의 고충은 아느냐”, “직원에게는 긴축과 개혁을 요구하면서 본인은 12억원대 47평 1인실 혜택을 누리는 것이 도민 눈높이에 맞느냐”는 지적이 잇따랐다.

 

특히 자택에서 출퇴근했던 남경필·이재명 전 지사나 사비를 들여 전세 거주지를 마련했던 김동연 전 지사 등 전임 지사들의 행보와 대비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이 대통령은 도지사 시절, 성남 분당 아파트 자택에서 출퇴근했고, 김 전 지사는 도청 인근 광교 아파트에 사택을 구해 부인과 함께 거주했다.

 

경기도청공무원노동조합 관계자는 “복지예산 감액과 인사 연기로 불만이 누적된 상황에서 고가 관사 문제까지 불거져 직원들의 사기가 떨어졌다”고 전했다.

 

정치권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고준호 전 경기도의원은 “직원들에게 절약을 요구했다면 도지사 스스로 주거 기준에 더욱 엄격했어야 한다”며 “더 작은 관사를 선택해 도 재원을 도민들을 위한 필수 예산으로 남겨뒀어야 마땅하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도 관계자는 “원활한 도정 업무 수행을 위해 도청과 가장 가까운 곳에 관사를 마련한 것”이라며 “내부 규정에 따라 적법하고 정상적 절차를 거쳐 계약을 진행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