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김치찌개에 깻잎을 넣어요…부모님 밥상에서 발견하는 치매 적신호

단 음식 선호·과식, 전두측두엽 치매서 나타날 수 있어
식사 여부 잊거나 익숙한 요리에도 실수 잦아져

치매 하면 최근 일을 기억하지 못하거나 같은 말을 반복하는 모습을 먼저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치매 환자에게는 기억력뿐 아니라 식습관에도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 평소 즐기지 않던 단 음식을 갑자기 찾거나 식사한 사실을 잊고 다시 밥을 먹는 등의 행동이 나타나기도 한다.

치매 환자에게는 기억력뿐 아니라 식습관에도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식습관이 달라졌다고 무조건 치매를 의심할 필요는 없지만, 평소와 다른 행동이 계속되고 기억력·판단력·성격에도 변화가 생겼다면 치매의 신호일 수 있다. 치매 환자에게 나타날 수 있는 식습관 변화를 알아봤다.

 

◆ 안 먹던 단것 계속 찾는다…충동 조절 변화

단 음식을 자주 찾거나 식사량이 눈에 띄게 늘어나는 것은 치매 환자에게 나타나는 식습관 변화 가운데 하나다.

 

행동변이형 전두측두엽 치매(bvFTD)는 행동·감정·판단 등을 담당하는 뇌 영역에 변화가 생기는 질환이다. 알츠하이머병은 기억력 저하가 먼저 두드러지는 경우가 많지만, 행동변이형 전두측두엽 치매는 충동 조절이 어려워지거나 공감 능력이 떨어지고 같은 행동을 반복하는 등의 증상이 초기부터 나타날 수 있다.

 

이 질환을 진단할 때는 과도한 구강행동과 식습관 변화도 주요 행동 특징 중 하나로 본다. 음식에 대한 선호가 달라지거나 폭식을 하고, 먹을 수 없는 물건을 입에 넣는 행동 등이 이에 해당한다.

단 음식을 갑자기 자주 찾는 것은 행동변이형 전두측두엽 치매 환자에게 나타날 수 있는 식습관 변화 중 하나다. 클립아트코리아

 

미국 캘리포니아대 샌프란시스코 연구진 등이 행동변이형 전두측두엽 치매 환자 103명을 분석한 결과 80명(77.7%)에게서 과식이나 단 음식 선호 증가가 확인됐다.

 

이 같은 식습관 변화는 식욕을 조절하는 뇌 영역의 변화와도 관련이 있다. 호주 뉴로사이언스 리서치 오스트레일리아 연구진이 초기 행동변이형 전두측두엽 치매 환자 18명과 건강한 사람 16명의 뇌를 자기공명영상(MRI)으로 분석한 결과, 식습관 변화가 두드러진 환자군에서 식욕 조절에 관여하는 시상하부 뒤쪽의 위축이 더 크게 나타났다.

 

◆ 밥 먹고 또 찾거나 끼니 거른다…식사량도 달라져

치매 환자는 기억력 저하로 식사 시간을 잊어 끼니를 거르거나, 이미 밥을 먹었다는 사실을 기억하지 못해 다시 음식을 찾을 수 있다.

 

치매의 대표적인 원인 질환인 알츠하이머병 환자는 음식에 대한 관심이 줄면서 식사량이 감소하기도 한다. 미국 국립노화연구소(NIA)에 따르면 미각·후각이 저하되거나 신체 활동량이 줄면 식욕이 떨어질 수 있으며, 복용하는 약물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NIA가 주도한 연구에 따르면 인지기능에 문제가 없던 노인 364명을 평균 약 2년 6개월간 추적한 결과, 후각 식별검사 점수가 1점 낮을 때 경도인지장애가 생길 가능성이 22% 높았다. 후각 기능 저하는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뇌에 아밀로이드베타와 타우 단백질이 비정상적으로 쌓이는 현상과도 관련이 있었다.

 

◆ 수십 년 하던 요리 어려워졌다…조리 순서도 헷갈려

치매 환자는 조리 순서를 헷갈리거나 필요한 식재료를 빠뜨리는 등 익숙한 요리를 예전처럼 하지 못할 수 있다. 클립아트코리아

 

치매 환자는 늘 해오던 요리나 식사 준비가 어려워질 수 있다. 여러 가지 반찬을 만들던 사람이 갑자기 간단한 음식만 만들거나 조리 순서를 자주 헷갈리기도 한다. 필요한 식재료를 빠뜨리거나 장을 보러 가서 무엇을 사야 하는지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요리는 메뉴를 정하고 필요한 재료를 챙긴 뒤 정해진 순서에 따라 조리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기억력이나 판단력 등이 떨어지면 익숙했던 일에도 실수가 잦아지거나 평소보다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다.

 

부모님이 오랫동안 해오던 요리를 예전처럼 하지 못한다면 단순한 실수로 넘기기보다 다른 일상생활에서도 비슷한 변화가 나타나는지 눈여겨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