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원·달러 환율이 가파르게 하락하면서 국내 증시 분위기도 달라지고 있다. ‘서학개미’들이 다시 미장에 눈을 돌리면서 증권사들 사이에선 고환율에 중단됐던 해외주식 마케팅 재개를 원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반면 국내 증시를 떠받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장주들은 환율 여파로 인한 실적 부담에 목표주가가 하향 조정되며 대조적인 모습이다.
7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전 9시59분 1334.7원까지 떨어져 2024년 10월4일(1331.3원) 이후 약 1년11개월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최근 장중 고점인 7월1일(1559.2원)과 비교하면 약 2개월 만에 224.5원이나 떨어졌다.
최근 원화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에도 연일 강세를 보이고 있다. 주간 종가 기준 8월19일(1397.7원) 1300원대로 낮아진 환율은 이날 1340.5원에 주간거래(오후 3시30분 기준)를 마쳤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국내 증시 거래량이 줄면서 증권업계에서 그런 움직임이 있는 건 알고 있다”며 “환율과 상관없이 소비자 보호 측면에서 무분별한 광고·이벤트를 하지 말라는 것이지 정상적인 영업 행위를 금지한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당국에서 별다른 지침이 없으니 업계에선 누가 먼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거냐는 말이 나온다”며 “특히 대형사보다는 고객 점유율을 높여야 하는 후발업체들의 속앓이가 더 깊다”고 전했다.
◆‘삼전닉스’ 실적 타격 전망
환율 하락은 반도체 대표 수출업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 하락으로 이어졌다. 지난 3일 씨티그룹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기존 45만원에서 43만원으로, SK하이닉스는 310만원에서 300만원으로 낮췄다.
일본 노무라증권은 지난 4일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107조원으로 전망하고 SK하이닉스는 기존보다 9조원 낮춘 77조원으로 예상했다. 씨티도 3분기 실적 전망치를 낮춰 삼성전자는 104조1000억원(기존 115조5000억원), SK하이닉스는 74조원(기존 76조7000억원)으로 조정했다. 노무라는 “원화 가치가 10% 상승하면 영업이익이 약 12% 감소하는 단기 실적 부담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원화 강세가 이어질 경우 해외에서 달러화로 벌어들인 매출을 원화로 환산할 때 금액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반도체, 자동차, 방산 등 수출기업 수익성에 불리하다.
국내 증권사들은 두 회사의 목표주가를 내리지는 않았지만, 환율 하락으로 인한 부정적 영향은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업황은 견조하지만, 환율 하락으로 인해 메모리 가격 상승에 따른 추정치 상향이 일부 상쇄되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오픈AI의 새 AI 모델 ‘아스트라’ 출시 호재로 이날 삼성전자는 전장보다 5.68% 오른 27만원에, SK하이닉스는 8.26% 상승한 178만3000원에 장을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