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주식 등 ‘3대 失政’ 언급 없어 서울 李 지지율 20%대… TK보다 낮아 국민 여론·현실 근거한 정치 도모를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대표의 취임 후 첫 국회교섭단체 대표연설은 국정 난맥상에 대한 반성 없는 공허한 외침에 불과했다. 이재명정부 출범 15개월을 맞아 엄중한 평가의 시간이 왔음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면서도 부동산, 주식, 인사 정책 실패라는 ‘3대 실정(失政)’에 대해선 일언반구 언급하지 않은 것이다. 국민을 위해 대통령에게 쓴소리도 마다하지 말아야 할 집권 여당 대표의 막중한 책무를 망각한 참으로 실망스러운 자세다.
연설은 마치 대통령 시정(施政) 연설이나, 대선 공약 발표를 방불케 할 정도로 요란했다. 북·미대화 지원, 한·일 경제공동체 구축, 강국의식 제고, 3대 메가프로젝트를 위한 8자 협의체 결성, 주거정책 거버넌스 형성, 5·18 및 부마(釜馬)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 개헌 등 국정 과제가 총망라됐다. 관건은 어떻게 실현하느냐다. 국내외 환경 조성, 당정의 실행 능력과 함께 국민의 전폭적 지지 여부에 달려있으나 이재명정부에 대한 민심은 싸늘하기만 하다. 어떻게 국정 동력을 회복할지 의구심이 갈 수밖에 없다.
여론조사 기관 리얼미터에 따르면 지난주(8월31일∼9월4일) 이 대통령 국정 수행 지지도(37.4%)는 8주 연속 하락해 최저치를 경신했다. 특히 대구·경북(29.4%)보다 낮은 서울(29%)과 18∼29세(28.8%)·30대(29.8%)의 지지율은 20%대로 지역별, 연령별 최저다. 85주간 연속 상승한 서울 아파트 가격과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 도입 후 최고점 대비 25% 급락한 코스피 지수가 상징하는 부동산·주식 정책 실패가 한몫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여기에 보완수사권 폐지를 앞두고 잇따라 드러나는 경찰의 암장(暗葬) 사건, 국가안보 관점을 상실한 사관학교 통합 등 민심 이탈 이슈가 계속되고 있다. 모두 법률 개정 사안이라 입법권 행사의 중추에 있는 거대 여당의 책임이 결코 작지 않다.
김 대표는 이런 상황에서도 당정분리가 아닌 당정일치를 주장했다. 민의의 전당에서 국정의 건전한 동반자로서의 정부 견제 역할을 스스로 포기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나 다름없다. 이래선 민생 우선이니, 중도·보수 세력과의 대화니, 대한민국 황금시대를 열겠다느니 하는 약속도 공염불로 들릴 뿐이다. 지금은 자화자찬이나 허황된 이상론에서 비롯된 장밋빛 전망을 열거할 때가 아니다. 국민 여론과 현실에 근거한 실사구시(實事求是)의 정치를 도모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