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 한 그릇에서 시작한 식품기업의 나눔이 도시락과 설렁탕, 단체급식, 이유식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본아이에프·본푸드서비스·순수본을 거느린 본그룹이 창립 24주년을 맞아 임직원과 가맹점주들이 참여하는 대규모 봉사활동을 진행했다. 일회성 창립기념 행사에 그치지 않고 본죽·본도시락·본우리집밥·베이비본죽 등 각 브랜드의 주력 상품과 고객 접점을 활용한 사회공헌도 이어가고 있다.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 4일 임직원 250여명과 '본죽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본사모)' 소속 가맹점주들은 서울 곳곳에서 쪽방촌 주거환경 개선과 김치 나눔, 노을공원 숲 가꾸기 등에 참여했다.
동대문 쪽방촌에서는 도배와 장판 교체, 청소, 가구 설치 작업이 진행됐다. 올해 6가구를 포함해 지금까지 주거환경 개선을 지원한 가구는 모두 119가구다. 라면 등 생필품을 담은 '정성박스'를 주민들에게 전달하고 인근 골목 쓰레기를 줍는 환경정화 활동도 병행했다.
사단법인 본사랑에서는 임직원과 가맹점주들이 배추김치 6t을 직접 담갔다. 김치는 전국 51개 사회복지기관을 통해 약 1600명에게 전달됐다. 서울 상암동 노을공원에서는 잡초 제거와 묘목 심기 등 숲 가꾸기 활동을 벌였다.
본그룹이 창립기념일마다 전사적 봉사에 나선 것은 2016년부터다. 하지만 사회공헌의 축은 그룹 차원의 봉사활동보다 각 브랜드의 본업과 연결된 식사 지원으로 더 넓게 퍼져 있다.
대표적인 사업이 본죽·본죽&비빔밥의 '어르신 본죽 왔어요'다. 취약계층 어르신들에게 죽을 전하고 안부까지 확인하는 프로그램이다. 2009년 시작됐으며 올해는 전국 15개 시도에서 주 1회씩 총 37회 나눔을 진행해 연말까지 7215그릇을 전달할 계획이다. 2025년 말 기준 누적 지원량은 20만9655그릇에 달한다.
가맹점이 직접 죽을 만들고 복지기관이 이를 받아 어르신에게 전달하는 방식이다. 별도의 기부 상품을 만드는 대신 매장에서 매일 판매하는 '죽' 자체를 나눔 수단으로 활용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본그룹이 공개한 자료를 보면 2015~2025년 사업에 참여한 본죽·본죽&비빔밥 가맹점만 168곳, 복지기관은 162곳에 이른다.
본도시락은 지원 대상을 아동·청소년으로 넓혔다. 2019년 시작한 '생일은 특별하게'를 통해 그룹홈에서 생활하는 아동들의 생일과 크리스마스 파티를 지원하고 있다. 도시락과 생일선물, 파티용품 등을 전달하는 방식이다. 지난해에는 사업 7년차를 맞아 한국아동청소년그룹홈협의회에 4500만원을 전달했다.
단순 현금 기부보다 상품 판매와 고객 참여를 접목했다. '본격도시락' 판매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참여 등을 통해 고객 기부금을 조성하고 여기에 회사 지원을 더하는 방식이다. 본도시락 공식 브랜드 페이지에도 그룹홈 아동의 생일부터 크리스마스까지 기념일을 지원하는 사업이 대표 사회공헌 프로그램으로 소개돼 있다.
본푸드서비스가 운영하는 단체급식 브랜드 본우리집밥은 자립준비청년의 식사 문제에 초점을 맞췄다.
'함께차린 청년밥상'은 구내식당 이용자가 잔반을 남기지 않는 '비움데이'에 참여하면 이를 기부와 연결하는 방식이다. 지난해 전국 20개 사업장에서 4733건의 고객 참여가 이뤄졌고 잔반 491㎏을 줄였다. 이를 통해 마련한 기부금 2000만원은 자립준비청년과 보호연장아동 대학생 50여명의 학식 지원에 사용됐다.
올해도 캠페인은 이어지고 있다. 지난 7월에는 본우리집밥이 셰프 협업 행사와 함께 '함께차린 청년밥상' 캠페인을 진행하는 등 단체급식 현장의 고객 참여를 사회공헌과 연결했다.
순수본의 영유아식 브랜드 베이비본죽은 '지지특공대'를 통해 환경 활동과 이유식 기부를 묶었다.
올해 5~6월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진행한 '완밥&줍깅대작전'에는 총 450건의 참여가 모였다. 참여 1건당 베이비본죽 이유식 3개를 매칭해 기부하는 방식으로, 마련된 지원은 한부모가정 영유아를 위한 정기 이유식 나눔에 사용됐다.
지지특공대는 2022년 출범했다. 아이와 부모가 함께 쓰레기를 줍거나 걷기 등 환경 활동에 참여하면 참여 인원이나 성과에 따라 이유식을 기부하는 구조다. 2023년 한 해에만 1만7392명이 참여했고 이유식 3070개가 기부됐다.
본설렁탕도 본사와 가맹점이 함께 참여하는 '나눔 챌린지'를 운영하고 있다. 2015년 시작한 지역사회 식사 나눔을 2020년부터 가맹점 참여형 프로그램으로 확대했다. 지난해에는 본설렁탕과 본가네국밥 가맹점 26곳이 참여해 전국 62개 복지기관을 통해 조부모가정 250가구에 2000식 상당의 추석 선물세트를 지원했다.
사업은 서로 달라도 공통점은 뚜렷하다. 죽을 만드는 회사는 죽을, 도시락 브랜드는 도시락을, 급식회사는 식사를, 이유식 업체는 이유식을 지원한다. 기업 본업과 동떨어진 사회공헌 사업을 별도로 만드는 대신 기존 상품과 매장, 가맹점, 고객을 나눔 과정에 연결하는 방식이다.
지원 대상도 생애주기 전반으로 확대됐다. 베이비본죽이 영유아와 한부모가정을 지원하고, 본도시락은 그룹홈 아동·청소년, 본우리집밥은 자립준비청년, 본죽과 본설렁탕은 취약계층과 고령층의 한 끼를 책임지는 식이다. 본그룹은 이를 올해 경영전략인 'BON 3S' 가운데 상생 분야의 핵심 축으로 두고 사회공헌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