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체육회·경찰, 충돌 없이 핸드볼경기장 진입…봉쇄 시위 95일만

시위대 50여명에 불과…종목단체 직원들, 각자 사무실서 업무용품 챙겨
3개월 넘게 사무실 출입 제한…"아시안게임 국가대표 지원 등 업무 차질"

대한체육회 산하 종목단체들이 8일 경찰의 협조를 받아 봉쇄 시위가 진행 중인 송파구 잠실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개표소)에 진입했다.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촉발된 개표소 봉쇄 시위가 시작된 지 95일 만이자, 지난 6월 16일 일명 '올다르크'의 저지로 체육회 차원의 진입이 무산된 지 84일 만이다.

 

대한체육회 관계자와 경찰이 8일 오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서 진입 시도하고 있다.

개표소에 사무실을 두고 있는 대한핸드볼협회, 대한펜싱협회, 대한산악연맹, 대한우슈협회, 대한세팍타크로협회 등 대한체육회 산하 9개 회원종목단체 직원들은 이날 오전 9시께 개표소 인근에 집결했다.

 

대한체육회의 업무 협조 요청을 받은 서울경찰청은 공공안전차장을 현장 지휘 총괄로 투입하고, 기동본부장과 송파경찰서장이 현장을 지휘하도록 했다.

 

아울러 28개 기동대를 올림픽공원 인근에 배치하고 200명의 기동대원을 출입 게이트에 투입해 바리케이드로 둘러 시위대의 통행을 제한했다.

 

종목단체 직원 수십명이 진입을 위해 2-3번 게이트로 이동하자 인근에 있던 시위 참가자 50여명이 몰려들었지만, 경찰에 가로막혔다. 시위가 장기화하면서 참여 인원이 대폭 줄은 상태다.

 

오전 9시 13분께 게이트가 열리자 일부 시위 참가자는 경찰을 향해 "왜 들어가려는 거냐", "증거를 훼손할지 어떻게 아냐", "전에는 시민들과 함께 들어가기로 협의했는데 오늘은 왜 협의하지 않느냐"고 항의했다.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촉발된 잠실 개표소 봉쇄 시위가 이어진 8일 선관위, 대한체육회 등 관계자들이 경찰의 지원을 받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으로 진입하고 있다. 연합뉴스

다만 경찰이 바리케이드를 설치하고 인간 띠를 만들어 시위 참가자의 통행을 차단하면서 물리적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종목단체 직원들은 오전 9시 20분께부터 핸드볼경기장 내 각자 사무실로 흩어져 업무용 물품을 챙기기 시작했다.

 

이들은 종목명이 적힌 박스에 서류와 컴퓨터 본체와 모니터, 유니폼으로 보이는 의류, 서류 등 물품을 빠르게 주워 담았다.

 

경찰에 따르면 종목단체 직원이 개표소로 진입하기 전 이태한 선거관리위원회 특별검사팀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가 개표소로 먼저 진입해 투표용지 등에 대한 안전 조치를 취했다.

 

대한체육회는 경기장 내 사무실 출입이 3개월 이상 장기간 제한되면서 업무에 심각한 차질이 생겨 진입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대한체육회 산하 9개 종목 단체 관계자들이 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 경기장에 진입해 장비 및 행정 자료 PC 반출을 하고 있다. 6·3 지방선거 당시 개표소로 사용된 올림픽공원 핸드볼 경기장은 석 달째 봉쇄 시위가 이어져 경기장에 입주한 9개 종목 단체 업무에 차질을 빚고 있다.

그간 정치권에 개표소 진입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전했지만, 진전을 이루지 못하자 최근 경찰과 협의를 거쳐 이날 진입하기로 결정했다.

 

대한체육회는 언론 공지를 통해 "각 단체의 행정업무와 대회 운영, 국가대표 선수단 지원 등에 심각한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며 "이에 대한체육회는 입주 단체의 최소한의 업무 정상화를 위해 사무실에 보관 중인 컴퓨터와 전산 장비, 업무 파일, 서류, 회계 자료, 대회 운영 물품, 국가대표 훈련 및 대회 참가 관련 물품 등 필수 업무 물품을 반출하고자 경찰 등과 협의해왔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4일 경찰청과 서울경찰청에 핸드볼경기장 진입 협조 공문을 발송했고, 서울경찰청의 협조를 받아 이날 진입을 시도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오는 19일부터 일본에서 열리는 제20회 아이치·나고야 하계아시안게임 준비를 위해 사무실 진입이 꼭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촉발된 잠실 개표소 봉쇄 시위가 이어진 8일 대한체육회 관계자들이 경찰의 지원을 받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으로 진입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한체육회 측의 핸드볼경기장 진입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들은 봉쇄 나흘째인 지난 6월 9일 첫 시도 이후 여러 차례 진입을 시도했지만, 번번이 시위대 반발에 막혀 실패했다.

 

6월 16일에는 9개 종목단체가 모여 국민의힘 중재로 경찰의 도움을 받아 출입문 앞까지 진입했지만, 한 여성 시위 참가자가 손잡이를 붙잡고 비켜주지 않아 출입이 무산됐다.

 

당시 보수 커뮤니티에서는 해당 여성을 '올림픽공원 잔다르크'의 줄임말인 '올다르크'라 부르며 추앙했다.

 

이후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가 7월 2일 현장 검증을 위해 핸드볼경기장 내부에 들어갔지만, 종목단체의 내부 진입은 이뤄지지 않았다.

 

한편 이날 선관위는 개표소 내부에 보관 중인 투표함과 투표용지 등을 회수하거나 재검표 하기 위한 별도 조치에는 나서지 않을 계획이다.

 

앞서 '6·3 투표용지 부족 사태'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는 개표소 공개 재검표 등을 추진했지만 재검표 방법과 절차를 둘러싼 이견을 조정하지 못한 채 활동을 종료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