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자존심’이라 불리는 영국 최대 자동차업체 재규어랜드로버(JLR)가 중국 자동차업체와의 경쟁 격화, 미국 관세, 사이버 공격 후유증 등에 대응하기 위해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선다.
7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JLR은 앞으로 2년간 전 세계에서 약 4000명을 감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전체 직원 4만4000명의 9%에 해당하는 규모로, JLR은 구조조정을 통해 17억 파운드(약 3조원)의 비용을 줄이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생산직보다는 경영과 마케팅, 연구개발(R&D) 등 사무직을 중심으로 감원이 진행될 예정이다. JLR이 영국에서 고용 중인 인원은 3만4000명 정도다. 이 중 약 2만6000명이 사무직과 관리직이다.
PB 발라지 JLR 최고경영자(CEO)는 “자동차 산업은 치열한 경쟁 속에서 기술 변화와 지속적인 지정학적 불확실성이라는 중대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경쟁력을 강화하고 장기적인 성공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조직을 재편하고 있다”고 밝혔다.
JLR은 최근 중국산 자동차와의 경쟁을 비롯해 글로벌 자동차 시장 전반의 경쟁 격화와 미국의 관세, 지난해 대규모 사이버 공격 등을 겪으면서 수익성이 크게 악화했다.
체리와 BYD 등이 영국과 유럽에서 판매량을 빠르게 늘리는 등 체급을 키우기 시작하면서 기존 유럽 자동차업체들의 경쟁 부담이 커지는 양상이다. 영국자동차제조판매자협회(SMMT)에 따르면 체리의 영국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3% 수준에서 지난 7월 약 8%로, 1년 만에 두 배 넘게 성장했다.
미국의 자동차 관세도 부담이다. JLR이 미국 시장 확대에 나선 가운데 관세로 ‘레인지로버’와 ‘디펜더’ 등 주력 차종의 판매가 타격을 받았다. 회사는 관세 부담을 덜기 위해 스텔란티스와 일부 차량을 미국에서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여기에 더해 지난해에는 대규모의 사이버 공격까지 받았다. 이 때문에 한 때 공장 가동이 멈췄고, 약 2억파운드에 가까운 손실이 발생했다. JLR의 세전이익은 전년 25억파운드에서 1400만 파운드로 줄었다.
JLR은 비용 절감에 나서는 한편 전기차 중심의 제품 개편도 추진 중이다. 이달 회사 최초의 순수 전기 레인지로버를 출시하고 새로운 전기 재규어도 선보일 예정이다.
발라지 CEO는 이번 구조조정을 통해 조직의 복잡성을 줄이고 비용 구조를 개선해 연간 약 30만대 판매만으로도 손익분기점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