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최근 정부가 발표한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 법률) 시행지침을 적용할 경우 삼성전자 노동조합이 요구했던 ‘영업이익 N% 성과급’ 방식의 파업은 불법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다만 기존 합의는 소급 적용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김 장관은 8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노란봉투법 새 지침과 관련해 “모든 성과급이 쟁의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은 아니다”며 “세금도 내기 전에 영업이익의 N%를 성과급으로 요구하는 방식은 외국 투자자들에게 오해를 살 수 있고 투자 위축이나 기업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어 제한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침을 만든 배경으로는 “기업이 영업활동으로 이익을 냈을 때 세금도 내기 전에 선이자를 내듯 성과급부터 떼어놓는 것이 맞느냐는 문제의식이 있었다”고 했다.
‘삼성전자 파업에 소급 적용할 수는 없지만 새 지침대로라면 불법 파업에 해당하느냐’는 질문에 김 장관은 “네”라고 답했다. 이어 “영업이익에서 N%를 먼저 떼고 시작하는 것은 어렵지 않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노동부가 3일 발표한 노란봉투법 시행지침에는 ‘영업이익 N% 성과급’ 요구는 노사 간 자율교섭 대상은 될 수 있지만, 의무교섭이나 쟁의행위 대상은 될 수 없다고 명시됐다. 공장 신설이나 신기술 도입 같은 사업 경영상 결정 자체도 노란봉투법에 따른 의무교섭 대상이 아니라고 했다.
삼성전자 노사 경우 이미 단체협약으로 성과급 지급 방식을 정했다. 김 장관은 이런 선례가 축적돼야 한다고 봤다. 그러면서 “우리에게 부족한 것은 제도가 아니라 신뢰”라고 강조했다.
메가특구 특별법에 ‘화이트칼라 이그젬션’(주 52시간 예외 적용)을 도입하는 방안에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당정은 이달 중 메가특구 특별법을 발의해 연내 국회에서 처리하기로 했다. 김 장관은 “물 들어올 때 노를 저어야 하는 것은 맞지만 무한정 면제하는 것은 달리 봐야 할 문제”라며 “양적인 노동시간으로 경쟁하기보다 혁신적인 방법으로 노사정이 지혜를 모으면, 유연성을 확보하면서도 근로자의 건강을 보호할 수 있는 방안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발적으로 이직한 경우에도 생애 최초 1회는 구직급여(실업급여)를 지급하는 방안이 내년도 예산안에서 제외된 데 관한 입장도 밝혔다. 앞서 정부는 이 같은 제도를 내년부터 시행하겠다고 예고했다.
김 장관은 “청년들이 직장 초기에 적응하지 못해 형식적으로는 자발적 이직이지만 내용상 비자발적인 경우가 많아 한 번 더 기회를 주자는 취지였다”며 “일부 비판이 있어 내년도 예산안에는 일단 반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