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은 왜 해외에 베팅하나…빽다방 앞세워 띄우는 승부수

국내 성장 둔화에 해외서 새 돌파구
대만·일본 공략…경쟁자 격돌 불가피
‘가성비’ 넘어 현지화가 성패 가른다

백종원 대표가 이끄는 더본코리아가 자사 커피 브랜드 빽다방의 해외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일본 진출에 이어 대만 진출과 중국·미국·인도 등으로 영역을 넓힐 계획인데, 회사 내 다른 브랜드들이 가맹점 감소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빽다방을 앞세운 해외 사업 확대라는 업계의 분석이 나온다.

 

더본코리아 백종원 대표. 뉴시스

 

8일 프랜차이즈 업계에 따르면 더본코리아의 전체 가맹점은 2024년 3066개에서 지난해 3057개로 9개 줄었다. 지난해에는 신규 출점 247개 매장에 폐점 256개 매장으로 2020년 이후 이어지던 연간 증가세가 처음 꺾였다. 올해 1분기에도 신규 출점은 37개에 그친 반면 폐점은 69개로 늘면서 전체 가맹점은 3025개까지 감소했다.

 

세부적으로는 더본코리아 내에서도 브랜드별 격차가 뚜렷하다. 운영 중인 총 25개 브랜드 가운데 올해 1분기 점포가 늘어난 곳은 빽다방이 유일했고 빽보이피자·새마을식당·한신포차·홍콩반점 등 주요 브랜드는 점포가 감소했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도 3612억원으로 전년보다 22.2% 줄었고 영업손익은 360억원 흑자에서 237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이렇다 보니 빽다방을 더본코리아의 사실상 버팀목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빽다방은 올해 1분기에도 14개 점포를 순증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다만, 빽다방도 폐점이 늘어나는 등 국내에서 지속적인 확장을 이어가는 데는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외식업 경기도 녹록지 않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조사에서 올해 1분기 외식산업 경기 동향지수는 76.78로 기준선인 100을 크게 밑돌았다. 2분기 지수는 78.82로 소폭 개선됐지만 여전히 100에 미치지 못했고 3분기 전망지수도 84.08로 나타났다.

 

국내 가맹사업 둔화와 외식 경기 부진 속에서 더본코리아가 상대적으로 선전하는 빽다방을 앞세워 해외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으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더본코리아 백종원 대표(가운데)가 대만 현지 파트너사와 빽다방의 대만 진출을 위한 마스터프랜차이즈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더본코리아 제공

 

더본코리아는 최근 대만에서 현지 파트너사와 10년 마스터프랜차이즈 계약을 맺고 1년 차 10개점, 5년 차 누적 150개점 이상의 빽다방 출점 목표를 세웠다. 내년 상반기에는 첫 매장 개점을 추진한다. 지난 8월에는 일본 도쿄 신바시와 칸다에 직영점을 열었고, 회사 측은 평일 기준 하루 평균 1000잔 이상의 음료가 판매됐다고 알렸다.

 

다만, 국내 브랜드와의 경쟁이 불가피하다. 국내 저가 커피 시장의 주요 경쟁자인 메가MGC커피와 컴포즈커피, 더벤티가 몽골·싱가포르·대만·필리핀·캐나다·베트남·미국 등으로 이미 진출 지역을 넓혀서다. 국내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던 저가 커피 브랜드들이 해외로 무대를 옮겨 다시 경쟁해야 한다는 얘기다.

 

컴포즈커피가 올해 4월 대만에 1호점을 열었고 추가 출점을 계획 중이며, 메가MGC커피도 일본 법인을 설립하고 해외 사업 확대를 추진하는 등 국내에서 경쟁하던 저가 커피 브랜드들이 해외에서도 새로운 경쟁을 시작하고 있다. 빽다방이 대만에서 5년 내 150개점을 목표로 내건 만큼 향후에는 한국에서 벌어진 저가 커피 경쟁의 무대가 해외로 옮겨갈 가능성도 있다.

 

가성비를 뛰어넘는 새로운 차별화 요소를 선보이는 것도 과제다. 국내에서는 저렴한 가격과 대용량, 빠른 회전율이 빽다방의 경쟁력이지만 국가마다 커피 소비 방식과 가격 수준, 상권 구조가 달라서다. 컴포즈커피도 대만 진출 과정에서 현지 소비 특성을 고려한 메뉴를 선보이는 등 현지화에 나선 터라, 빽다방이 한국에서 통했던 가격 경쟁력과 메뉴만으로 현지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더본코리아의 일본 도쿄 신바시점 전경. 더본코리아 제공

 

국내에서 성장세를 이어간 빽다방의 해외 확장이 더본코리아의 새로운 성장 공식으로 자리 잡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더본코리아 관계자는 “빽다방은 국내에서 오랜 기간 축적한 매장 운영 노하우와 메뉴 경쟁력을 바탕으로 각 국가의 시장 환경과 소비 특성에 맞는 해외 진출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며 “현지 파트너들과 긴밀히 협력해 해외 사업 영역을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세계 각지에서 오랫동안 사랑받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