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로 넘어간 서울 부동산 역대 최다…‘영끌’가구, 금리 1%p 오르면 연체율 상승

서울 부동산 강제경매 3854건
서울 송파구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경매 전문 안내 문구가 붙어 있다. 뉴시스

고금리와 대출 상환 부담을 버티지 못해 경매로 넘어간 서울 부동산이 올해 1∼7월 역대 가장 많았다. 기준금리는 두 달 새 0.5%포인트 올랐다. 한국은행은 빚을 크게 내 집을 산 가구일수록 금리가 1%포인트 오를 때 연체 확률이 0.81%포인트 높아진다는 분석을 내놨다.

 

◆ 강제경매 1∼7월 3854건, 4년 연속 늘었다

 

지난달 26일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서울에서 강제경매 매각에 따른 소유권이전등기가 신청된 부동산은 3854건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2677건보다 44.0% 많고, 대법원이 관련 통계를 공개한 2010년 이후 같은 기간 기준으로 가장 큰 규모다. 올해까지 4년 연속 증가했다.

 

부동산 유형별로는 아파트·오피스텔·다세대 같은 집합건물이 3633건으로 전체의 94.3%를 차지했다. 이 역시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

 

지역별로는 강서구가 1102건으로 서울 전체의 33.3%를 차지했고, 강서·금천·구로·양천·관악 등 서남권 5개 자치구를 합치면 2203건으로 66.6%에 달한다. 가장 적은 용산구는 4건이었다.

 

◆ 소송에서 지고 나서야 붙는 딱지

 

소유권이전등기는 매매, 증여, 재산분할, 판결, 상속, 합병 등 여러 사유로 부동산의 소유권에 변동이 생길 때 이를 부동산등기부에 적는 절차다.

 

강제경매는 채무자가 변제기일까지 빚을 갚지 못하면 채권자가 소송을 내 법원에서 채무가 있다는 판결을 받은 뒤에야 신청할 수 있다.

 

그다음 채무자의 부동산을 매각해 빌려준 돈을 돌려받는다. 판결이라는 관문이 앞에 있는 만큼, 강제경매 건수가 늘었다는 것은 이미 법정까지 간 연체가 그만큼 쌓였다는 뜻이다.

 

◆ 기준금리는 두 달 새 0.5%포인트 올랐다

 

강제경매가 늘어난 배경으로는 과거 집을 사면서 대출을 크게 늘린 차주들의 이자 부담이 꼽힌다.

 

금리 상승과 부동산 시장 변동성이 이어지면서 채무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늘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은은 지난 7월16일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2.75%로 올린 데 이어 지난달 27일 연 3.00%로 다시 인상했다.

 

두 달 새 0.5%포인트가 붙은 셈이다. 대출 의존도가 높거나 기존 대출의 만기 연장·대환이 필요한 차주일수록 자금 조달 여건이 나빠져 원리금 상환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

 

◆ 한은 “금리 1%포인트에 ‘영끌’ 가구 연체 확률 0.81%포인트”

 

금리가 오를 때 어느 가구가 먼저 흔들리는지는 한은이 7일 내놓은 ‘가구 데이터베이스(DB)를 이용한 가계부채 리스크 평가’ 보고서에 담겼다.

 

한은은 그동안 개인 단위로 이뤄지던 가계부채 분석을 가구 단위로 넓혀, 206만가구의 부채·자산·소득·지출 정보를 추적할 수 있는 월별 패널 자료를 새로 만들었다. 모집단의 9.2%에 해당한다.

 

보고서가 가장 취약한 집단으로 지목한 것은 ‘고차입 주택차입가구’다.

 

주택을 살 때 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 부담 증가폭이 가장 컸던 상위 10% 가구로, 이른바 ‘영끌’로 빚을 낼 수 있는 만큼 내어 집을 산 가구가 여기에 해당한다.

 

이들은 금리가 1%포인트 오르면 연체 확률이 0.81%포인트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주택보유가구의 실제 연체비율이 2.01%인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증가폭이다.

 

위험은 차주 한 사람에서 멈추지 않았다.

 

장훈 한은 경제연구원 금융통화연구실 과장은 “고차입 주택취득가구에서 한 명이 연체할 경우 1년 이내 다른 가구원이 연체할 확률은 8.8%로 기존 주택보유가구(4.6%)의 1.9배 수준이었다”며 “이는 고차입 가구의 경우 금리 상승시의 신용위험이 차주 개인을 넘어 가구원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금리를 0.25%포인트만 올려도 가구 연체비율은 기존 3.35%에서 0.27%포인트 상승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충격은 소득이 낮을수록 컸다. 소득 1·2분위의 금리 인상 전 연체비율은 각각 5.45%, 4.38%로 전체 평균 3.35%를 웃돌았고, 인상 12개월 뒤에는 각각 0.48%포인트, 0.40%포인트 더 올랐다.

 

자영업자·법인대표 가구도 4.47%에서 0.32%포인트 상승해 오름폭이 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