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중앙행정기관과 지방자치단체, 교육청, 공공기관 등 공공부문에서 하도급(2차 도급)이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공공부문의 기관이 일을 맡긴 도급사에 대금을 줄 때는 노동자 임금을 구분해 지급해야 한다.
고용노동부는 8일 ‘공공부문 도급 노동자 보호지침’을 마련해 9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4월 정부는 공공부문의 불공정한 하도급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하도급 원칙적 제한과 2년 이상 도급계약, 고용승계 강화 등을 담은 ‘공공부문 도급 운영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지침은 개선방안을 구체화한 것이다. 동시에 노동자의 노동조건과 고용안정을 보호하기 위한 세부 기준도 담겼다.
지침은 우선 공공부문에서는 원도급(1차 도급)까지는 가능하나, 원도급자가 도급받은 업무를 다시 다른 기업에 도급·용역·위탁 등 방식으로 수행하게 하는 하도급(2차 도급)은 원칙적으로 금지했다. 법령·조례에서 예외를 규정하거나 신기술·전문성 활용 업무, 일시·간헐적 업무 등 원도급자의 직접 수행이 현저히 어려운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하도급이 허용된다.
하도급을 허용할 수 있는 사례인지 판단하려면 원도급자가 적정 심사 위원회를 꾸려야 한다. 위원회는 전체 위원 5인 이상, 외부 위원 40% 이상으로 구성된다.
노무비도 관리도 강화한다. 원도급자는 도급계약 산출 내역서에 노무비를 명확하게 구분해 작성하고 그 내용을 노동자가 알 수 있는 방법으로 공개해야 한다.
발주 기관은 원도급자가 노무비 전용 계좌를 별도로 개설하게 하고 그 계좌에 노무비를 구분 지급한다. 노무비는 노동자 임금(기본급·수당·상여금)과 퇴직급여 충당금 등으로만 써야 하며 회사 일반관리비에 쓰거나 이익잉여금으로 돌릴 수 없게 명시했다.
발주기관이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도급계약 시 계약 기간은 2년 이상으로 보장해야 한다. 도급계약 기간도 노동자 근로계약 기간과 동일하게 설정하게 했다. 도급업체가 바뀌는 경우에도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고용을 유지·승계하도록 하는 내용을 입찰 조건에 포함하게 했다.
계약 체결 이후에도 발주 기관은 이행확약서와 계약서에 명시된 사항이 이행되는지 수시로 점검하고 2년간 보관하게 했다. 원도급자가 이행확약서나 조건을 위반했다면 계약을 해제하고 이후 입찰을 제한할 수 있다.
노동자와 원도급 노동자가 같은 장소에서 일하는 경우 노동환경을 동일하게 조성해야 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구내식당·화장실 등 시설, 냉난방·좌석 등과 업무 수행에 필요한 행정 지원 등이 동일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사업장에서 동종·유사 업무를 할 때는 교대제 방식이 동일하게 운영돼야 한다.
모든 공공부문 기관은 이 지침이 제대로 지켜지는지 연 1회 이상 자체 점검해야 한다. 지침 수행 여부는 공공기관·지방공기업 경영평가에 반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