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점식 “李 정부서 개헌은 없어… 사전투표제 전면 폐지할 것”

野 교섭단체 대표 연설

“대통령 죄 지우기에 개헌 동원
사적 이익 세력과 논의 안 해”

“보완수사권 부활시킬 것” 강조
ETF 레버리지 국조·특검 주장
“지금 대한민국은 암장의 시대”
‘잼데믹’ 표현 쓰며 정부·與 맹공

국민의힘 정점식 원내대표가 8일 “지금 대한민국은 ‘암장의 시대’를 맞았다”며 이재명정부의 2기 내각 인선과 보완수사권 폐지, 부동산·주식·재정·안보 정책 등 국정 기조 전반을 고강도로 비판했다. 현 정부·여당의 “국정과제 1호는 대통령 자기 죄 지우기”라며 이재명 대통령의 5개 재판 재개를 요구했고, 전날 여당이 제안한 개헌에는 “이번 정부에서 개헌은 없다”고 못 박았다.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등을 들어 사전투표제도 전면 폐지와 본투표 기간 연장 검토도 제안했다.

국민의힘 정점식 원내대표가 8일 국회에서 열린 정기국회 제4차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개헌 없다”… 보완수사권 부활

정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선과 보완수사권 폐지, 대법관 증원 등을 거론하며 “정부와 여당의 국정과제 1호는 대통령의 자기 죄 지우기”라고 주장했다. 그는 “대통령 재판을 없애거나, 재판관을 대통령이 임명하거나, 재판을 늦추거나, 재판의 죄목을 삭제하는 등 2중, 3중, 4중의 탈출구를 파고 있다”고 했다.



개헌 논의에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전날 민주당 김민석 대표가 5·18민주화운동과 부마항쟁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 등을 제안한 데 대해 “명백하게 위헌을 저지르고 개헌으로 사적 이익을 도모하려는 세력과 절대로 개헌을 논의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중임제 개헌을 언급한 점을 들어 “개헌마저 자기 죄 지우기의 도구로 쓰는 것인가”라고도 주장했다.

이재명 대통령. 연합뉴스

이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사건에 대해서는 대법원의 유죄 취지 파기환송을 거론하며 “이재명 대통령의 5개 재판을 즉각 재개하라”고 촉구했다.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폐지한 형사소송법 개정도 강하게 비판했다. 정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검찰에 대한 증오와 복수심, 전당대회 득표를 위한 탐욕으로 보완수사권 폐지라는 지옥문을 열었다”며 국민의힘이 보완수사권을 부활시키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이 경찰개혁기구 설치를 주문한 데 대해서는 “소도둑이 외양간 고치라고 윽박지르는 꼴”이라고 했다. 선거제도 개편도 꺼내 들었다.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등을 문제 삼아 “관리도 못 하는 사전선거제도를 전면 폐지하고 본투표 기간 연장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선거관리위원회에 대해서도 “방만하고 오만한 선관위를 제대로 감시하겠다”고 했다.

 

◆상속·증여세 폐지 등 7대 대안 제시

정 원내대표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두고 “대통령은 부동산이 아니라 국민을 잡았다”고 비판했다. 매매·전세·월세 가격이 동시에 상승하고 있다며 대출규제와 세제 정책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민간 재개발·재건축 규제를 풀어 공급을 늘리고 1가구 1주택자의 세 부담을 낮추는 한편 청년·신혼부부 생애 최초 주택에 취득세 감면과 초저금리 대출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李 재판 재개하라” 국민의힘 정점식 원내대표(아래)가 8일 국회에서 취임 후 첫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정 원내대표는 연설에서 “정부와 여당의 국정과제 1호는 ‘대통령 자기 죄 지우기’”라고 비판하며 여당의 개헌 논의를 두고 “명백하게 위헌을 저지르고, 개헌으로 사적 이익을 도모하려는 세력과 절대로 개헌을 논의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허정호 선임기자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를 둘러싼 주식시장 변동성에 대해서는 국정조사와 특별검사 도입을 거듭 요구했다. “레버리지 상품 도입에 권력의 압박이 있었는지, 김용범 정책실장의 독단인지 윗선이 따로 있는지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기업정책에도 날을 세웠다. 반도체 초과이익 배분과 ‘AI 국민배당금’ 등을 거론하며 정부가 기업 성과를 나누는 데만 몰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호남 반도체 투자에는 정부가 기업 투자에 정치적으로 개입했다는 주장을 폈고, 노란봉투법은 원청의 사용자성과 교섭범위를 명확히 하도록 개정하겠다고 밝혔다.

820조원 규모 예산안과 미래대응기금 추진에는 “포퓰리즘이 미래를 약탈한다”고 비판했다. 초과세수가 생기면 국채 상환부터 하고 소비쿠폰식 재정지출을 줄이겠다고 했다.

대북·안보 정책에 대해서도 민주당 정부의 대북정책을 “대국민 사기극으로 시작해 대국민 인질극으로 끝났다”고 규정했다. 국민의힘의 대안으로는 한·미 간 핵공유,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 F-35 전투기 전술핵 탑재훈련 등을 거론하며 핵억제력 강화를 제시했다.

정 원내대표는 연설 말미에 안전·재산·참정권·주거·노후·재정·안보를 지키기 위한 7가지 약속을 제시했다. 부부 간 상속·증여세 폐지와 초과근무 소득세 폐지, 청년 자산형성을 위한 새로운 재형저축 도입, 근로소득에 따른 노령연금 감액 폐지 등도 포함됐다. 정 원내대표는 “부패한 경찰이 사건을 암장하듯 대통령은 자기 재판을 암장하려 하고, 포퓰리즘 정책으로 미래를 파묻고 있다”며 “지금 대한민국은 ‘암장의 시대’를 맞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