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내몰리는 범죄피해자 없게… 정부, 종합대책 마련

수사·재판 단계부터 일상 회복까지 전 과정 지원

극단적 상황에 내몰릴 가능성이 높은 범죄 피해자들을 위해 정부가 수사·재판 단계부터 일상 회복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대책을 내놨다. 범죄 피해자의 자살 위험을 사전에 포착해 예방하고, 사후 지원과 피해 방지책 개선 등을 추진하는 내용이 골자다.

 

법무부는 8일 국무조정실·보건복지부·성평등가족부·경찰청·해양경찰청과 함께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범정부 범죄 피해자 자살예방 추진대책’을 발표했다.

 

경기 과천시 법무부 청사 현관과 현판의 모습. 법무부 제공

먼저 법무부는 그간 범죄 피해자 자살 문제에 대한 체계적인 통계와 연구가 부족했다며 자살 현황과 위험 요인을 분석해 현행 정책의 개선 방향을 파악하겠다고 밝혔다. 범죄 피해자 통합지원시스템도 구축해 수사기관과 범죄 피해자 통합지원센터, 대한법률구조공단 등 유관기관 연계를 강화하고 복지부 등이 참여할 수 있도록 범위를 확대할 방침이다.

 

각 수사기관은 피해자가 처음 조사받을 때부터 심리적 어려움을 세심하게 살필 수 있도록 심리상담 신청 여부를 확인한다. 필요시 피해자 전담 경찰관이 긴급 심리 상담을 하고 자살 위험이 발견된 경우에는 전문기관에 연락해 지원받을 수 있도록 한다.

 

강력범죄 피해자의 심리치료와 회복을 지원하는 스마일센터는 야간·주말 상담과 찾아가는 상담인 ‘365 스마일’을 운영, 접근성을 높일 계획이다. 살인 피해 유가족을 위한 회복 프로그램도 마련돼 심리적 치유와 사회적 관계 복원을 돕는다.

 

피해자 국선전담변호사를 증원해 법률 지원 체계를 강화하는 등 자살예방 대책에 피해자에 대한 절차상 보호 방안도 포함했다. 피해자가 사건의 진행 상황을 알지 못해 불안해하는 일이 없도록 가해자 석방과 출소를 비롯한 형사절차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피해자의 절차적 참여권 보장과 2차 피해 방지책 개선도 추진한다.

 

법무부는 즉시 추진할 수 있는 과제부터 차례대로 시행하고 중장기 과제는 관계부처와 협의를 거쳐 연차별 계획을 수립하기로 했다.

 

아울러 법무부와 복지부는 사기와 보이스피싱 등 경제범죄 피해자를 대상으로 대한법률구조공단의 개인회생·파산 지원을 제공하고, 자살예방센터와 연계해 심리치료를 돕기로 했다. 복지부는 아동학대 특화 쉼터를 운영하고 인공지능(AI) 상담사 등을 활용해 노인학대에 대한 사후 관리를 강화할 예정이다. 장애인 학대 범죄 피해자 중 자살 고위험군을 발굴해 대응체계도 마련할 방침이다.

 

경찰청과 해양경찰청은 사건 초기 단계부터 자살 위험을 조기 발견하고 신속하게 지원을 연계하는 한편, 수사관 인권교육을 통해 2차 피해를 예방하기로 했다. 성평등가족부는 젠더 폭력 피해자에 대한 종합 지원 체계를 강화하고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언론보도 권고 기준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진수 법무부 장관 직무대행(법무부 차관)은 “범죄 피해는 사건이 끝난 이후에도 피해자의 삶에 오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피해자가 그 고통을 혼자 감당하도록 해서는 안 된다”며 “관계 부처와 함께 촘촘한 지원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