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아파트 특공 부활’ 논란 재점화

법무부 등 3750명 이전 예상에
市, 공급물량 10~12% 배정 검토
“정착 지원” “분양 역차별” 팽팽

정부의 2차 중앙행정기관 이전 정책에 따라 내년 상반기부터 법무부와 성평등가족부가 세종시로 이전하는 가운데 아파트 특별공급 제도 재개를 두고 논란이 재점화하고 있다. 이전기관 종사자의 주거 안정을 지원해 필요한 제도라는 의견이 있는 반면 일반 청약자들에게 역차별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반대 목소리도 크다.    

 

세종시는 이전기관 종사자들의 안정적 주거 확보를 위해 자체적으로 특별공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8일 밝혔다. 

 

세종시청 전경. 세종시 제공

주택공급규칙을 보면 지자체장 권한으로 일반분양 물량의 최대 20%를 특별공급으로 배정할 수 있다. 시는 올해 10~12월 공급 예정인 민간 아파트 분양물량 가운데 최대 10~12%를 이전기관 종사자 몫으로 우선 배정하는 방안을 살피고 있다. 

 

조상호 세종시장은 정부의 특공 제도 부활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조 시장은 전날 정례브리핑에서 “이전 기관 종사자의 조기 정착을 위해 정부의 아파트 특공 제도를 다시 추진해야 한다”며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에 특공 제도 부활을 건의했고 특공을 중단할만큼 중대한 하자는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행복청이 관할하는 신도심 뿐 아니라 세종시가 관리하는 읍·면 지역의 아파트를 공급하는 방안도 논의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행정안전부는 지난 3일 발표한 ‘2차 중앙행정기관 이전 추진 방향’에서 세종시에 법무부와 성평등가족부, 검찰청의 공소청·중수청, 경찰청을 이전한다고 밝혔다. 부처 이전은 내년 상반기부터 시작한다.   

 

이들 기관의 세종 이전에 따라 근무지를 옮기게 될 공무원은 약 3750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관별로는 경찰청 2048명, 법무부 784명, 검찰청 619명, 성평등가족부 299명 등이다.  

 

세종시 아파트 특별공급은 중앙행정기관 이전에 따른 종사자들의 조기 정착을 지원하기 위해 도입됐다. 그러나 아파트 가격 급등에 따른 시세 차익과 실거주 의무 위반 등 부작용 논란이 일면서 2021년 폐지됐다. 제도 시행 당시 행복청과 국토교통부는 분양물량의 일정 비율을 이전기관 종사자에게 우선 공급했으며 한때 물량의 최대 70%까지 특별공급 됐다.  

 

지역사회 의견은 엇갈린다. 

 

김형종(36·보람동)씨는 “세종시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면서 일반 시민은 내집 마련 기회를 얻기가 ‘하늘의 별따기’ 수준인데 이전하는 기관 공무원들에게 분양 기회를 넓혀주는 건 공정한 기회를 보장하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역에 근무하는 한 공직자는 “국가 정책으로 일터를 옮기면서 일상 환경에 큰 변화가 있는 데다 정체된 지역 발전을 도모한다는 명분이 배경이 된만큼 일정 부분 이전기관 직원들에게 혜택은 줘야한다”고 강조했다. 

 

성은정 세종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은 “수도권에 있는 기관을 지역으로 이전해 국가균형발전을 도모한다는 목적에 따라 특공 제도는 필요한 혜택이라 볼 수 있다”며 “분양가를 깎아주는 게 아니라 당첨 확률의 폭을 넓혀주는 것이지만 제도를 편법으로 이용하는 등의 부작용을 막기 위한 제도 보완은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