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의 정부 부채 이자 비용이 연간 총 2조달러(약 2천689조원)를 넘고, 미국과 영국, 프랑스 등 주요국은 국방비보다도 많은 돈을 쓰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OECD 정부 부채 이자 지출은 작년 기준으로 총 2조달러를 넘는다. 국내총생산(GDP) 대비로는 3.19%로 2024년(3.24%)에 이어 2년 연속 3%를 초과한다.
OECD 38개 회원국 가운데 미국과 영국, 프랑스를 비롯한 10여개 국가가 정부 부채 유지·관리 비용으로 국방비보다 많은 돈을 들인다.
영국은 2022년 금융시장에 대혼란을 가져왔던 리즈 트러스 정부의 감세안 사태 때보다도 금리가 높아 현재 이자 비용이 연 1천100억파운드(약 200억원)에 달한다.
프랑스는 2024년 총선 이후 총리를 3명이나 맞이하는 정치 혼란을 겪었는데, 그중 한 원인은 부채 비용에 따른 재정 압박이 있다.
존 힐리 영국 재무장관은 지난 7일 연설에서 "정부 부채 이자를 부처로 취급해보면 화이트홀(영국 행정부)에서 보건복지부에 이어 두 번째이고, 국방부·내무부·법무부를 합친 것보다도 큰 부처일 것"이라며 "정부 지출 10파운드 가운데 1파운드를 이자에 쓰는 건 전혀 진보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전만 하더라도 금리가 높기는 했지만, 부채 수준은 전반적으로 훨씬 낮았고, 이후로도 부채는 늘었더라도 중앙은행들의 긴급 조치로 금리는 낮게 유지됐다. 하지만 현재는 막대한 부채와 높은 금리라는, 정책 결정자들에게 가장 난감한 조합이 나타났다.
작년 글로벌 공공 부채는 세계 GDP의 94%에 달해 팬데믹 이전보다 10%포인트 이상 높아졌는데, 2030년까지 그 비율이 100%에 달할 걸로 국제통화기금(IMF)은 본다.
민간 부문의 채무 증가도 채권시장의 우려를 키운다. 국제금융협회(IIF)에 따르면 전 세계 정부와 기업 부채를 합쳐 300조달러(약 40경2천700조원)에 육박한다.
이같이 막대한 규모의 부채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해 줄 의지가 시장에 있을지, 선진국 정부들에 차입을 억제할 의지가 부족한 게 아닌지 투자자들의 우려는 커지고 있으며 이에 올여름 채권시장 매도세가 커진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질 모엑 악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민간 부문과 공공 부문이 하나의 저축 자금 풀을 두고 엄청난 경쟁을 벌이고 있다"며 '막대한 재정적자와 자본지출 급증'이라는 현재의 조합은 재정적자는 억제됐던 2000년대 초반 테크붐 때와도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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