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상금 3000만달러(약 401억원). 개인전 우승 상금 400만달러(약 53억원).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 후원을 받은 LIV 골프의 매 대회 상금 규모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메이저 대회 총상금을 능가하는 규모다.
이처럼 흥청망청 돈잔치를 벌이던 LIV 골프가 재정난에 결국 법원을 달려가 구조조정을 요청했다. 블룸버그, 로이터, AFP 통신은 9일 “LIV 골프가 미국 뉴저지 법원에 파산 보호(챕터 11)를 신청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챕터 11은 기업이 재무적 의무를 해결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미국의 법원 감독 절차로 기업이 경영권을 유지하면서 회생 절차를 밟을 수 있다. PIF가 자금 지원을 중단하면서 극심한 재정난에 시달리는 LIV 골프가 새 투자자를 확보하기 위한 시간을 벌기 위해 파산 보호를 활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LIV 골프도 홈페이지에 스콧 오닐 최고경영자(CEO)의 이름으로 ‘LIV 골프 팬들에게 보내는 편지’라는 글도 올렸다. LIV는 “다음 단계에 진입하기 위해 법원의 감독 하에 구조조정 절차에 들어갔다. 우리의 목표는 현재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것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밝혔다.
LIV 골프는 구조조정과는 별개로 대회는 계속 개최할 방침이다. 오닐 CEO는 “앞으로도 5개 대륙에 걸친 대회를 계속할 것이며, 출전 선수를 75명으로 확대하고 컷 탈락 제도를 도입하고, 월요 예선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PIF의 후원으로 2022년 출범한 LIV 골프가 지난 4년간 투자한 돈은 무려 50억달러(약 7조원)가 넘는다. 하지만 PIF는 지난 4월 자금 지원 중단 방침을 발표했고 올해까지만 지원하겠다고 밝히면서 자금난이 심화됐다. 중계방송 기술 사용 대금을 지급하지 못해 관련 업체로부터 100만달러 규모의 대금 지급 소송에 휘말렸고 급기야 시즌 최종전 팀 챔피언십까지 공식 취소했다. 이에 LIV 골프의 파산은 시간 문제로 예견됐다.
LIV 골프가 구조조정에서 들어가면서 소속 스타급 선수들의 거취도 주목된다. 이미 개인전을 3연패한 세계랭킹 1위 출신 욘 람(31·스페인)이 LIV를 떠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진 상황이다. 람은 2024년 LIV 영입 때 계약금 3억달러(4016억원)를 받기로 했지만 상당 부분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LIV 골프의 재정난은 막대한 상금 규모 때문이다. 대회별 3000만달러에 달하는 총상금 규모는 올해 PGA 투어 ‘명인열전’ 마스터스 총상금(2250만달러)보다 많고 총상금이 가장 적은 메이저 디 오픈(1775만달러)보다는 무려 약 1.7배에 달할 정도로 엄청나다. ‘쩐의전쟁’으로 불리는 PGA 투어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1, 2차전 우승상금(360만달러)보다 훨씬 많다. 특히 시즌 최종전으로 열리는 팀 챔피언십은 지난해 총상금 5000만달러(약 705억원), 우승 상금 1400만달러(약 198억원)에 달했다. 컷 탈락도 없고 꼴찌도 상금을 챙기는 방만한 ‘돈 잔치’가 결국 LIV 골프의 침몰을 부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