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26-09-09 14:20:56
기사수정 2026-09-09 14:21:54
中 구조물 설치에 “전형적 현상변경 시도… 합법적인 것처럼 오도”
“中, 대만·남중국해서도 법적근거 왜곡해 영향력 확대 시도”
미국 태평양사령부(PACOM) 관계자는 8일(현지시간) 중국의 서해 구조물 설치를 '현상 변경을 통한 통제력 강화 시도'라고 평가하면서 역내 동맹과 파트너 국가들의 공동 대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날 하와이 캠프 스미스의 태평양사령부(PACOM) 본부에서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태평양 지역 기자들을 대상으로 한 브리핑에서 "인프라를 배치하고 통제하려 하며 의도적으로 현상을 변경하려는 것은 중국이 매우 흔하게 사용하는 수법"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 하와이 캠프 스미스에 있는 태평양사령부(PACOM) 본부 건물. 연합뉴스
중국은 그동안 서해 한중 잠정조치수역(PMZ)에 무단으로 구조물을 설치해 한국 정부와 갈등을 빚어왔다.
잠정조치수역은 한국과 중국이 어업분쟁 조정을 위해 2000년 한중어업협정을 체결하면서 양국의 200해리 배타적경제수역(EEZ)이 겹치는 곳에 설정한 수역이다.
그런데 중국은 심해 연어 양식 시설이라는 명목으로 PMZ 내에 선란 1호(2018년)와 2호(2024년)를 설치했고, 2022년에는 관리시설이라며 석유 시추 설비 형태의 구조물도 설치했다.
이 중 관리시설은 중국이 지난 1월 한중정상회담 이후 PMZ 밖으로 옮겼지만, 나머지 2개는 여전히 남아 있는 상태다.
태평양사령부 관계자는 "중국은 자신들의 행동에 법적 근거와 정당성이 있는 것처럼 주장하면서, 실제로는 그런 근거가 없는데도 마치 합법적으로 할 수 있는 것처럼 국제사회를 오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그 지역을 독점하고 통제력을 확보하려 하며 거점을 마련하고 순찰과 지속적인 활동을 통해 존재감을 키우면서 현상 변경을 시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선 역내 동맹국과 파트너 국가들이 힘을 합쳐야 한다며 "함께 폭로하고 함께 맞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중국과의 경제적 관계 때문에 각국이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쉽지 않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각국은 경제적 영향을 넘어 더 멀리 내다봐야 하며, (중국의 이런 행동이) 자국의 주권과 주권적 결정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중국의 행태를 법과 법적 논리를 왜곡하거나 오용해 자국의 전략적 목표를 달성하려는 이른바 '법률전'(lawfare)의 사례로 설명하기도 했다.
태평양사령부는 법을 왜곡·오용해 전략적 목표를 달성하고 법적 우위를 확보하려는 행위를 '법률전'으로 규정하고 있다. 국제법이나 국가 간 합의를 왜곡해 자국 행동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방식이다.
태평양사령부는 '법률전 대응 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현재 동맹·파트너국 등 13개국 이상이 참여하는 다자간 법률전 대응 조정그룹을 통해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공동 대응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이날 브리핑에서는 중국이 역내에서 구사하는 법률전의 다양한 사례가 집중적으로 소개됐다.
이 관계자는 중국이 대만과 관련해 국내법을 앞세워 이른바 '비평화적 수단'을 통한 통일에 법적 정당성이 있는 것처럼 주장하고, 관할권이 없는 대만 주변 해역에서도 자국법에 따른 법 집행 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남중국해의 경우에도 중국이 필리핀의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 자국의 금어기와 해안경비대 관련 국내법이 적용되는 것처럼 주장하고, 이를 근거로 필리핀 선박과 어민들의 활동을 제한하는 사례 등이 제시됐다.
그는 "법률전은 오늘날 전방위적으로 활용되는, 믿기 힘들 정도로 강력한 도구"라며 "법치주의를 약화하고 지역의 평화·안보·안정을 위협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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