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 때문에 ‘중국산 뺀다’더니…194억 경찰 보디캠 ‘중국산 납품’ 의혹 수사

경기남부청, 조달업체 A사·KT 압수수색…특경법상 사기 혐의 수사
대만산 OEM이라더니 “중국 제품과 판박이”…전문기관 정밀 감정 의뢰
국가정보자원관리원으로 영상 직접 전송…수사 기밀·개인정보 유출 비상

해킹 등 보안 문제를 차단하기 위해 중국산 장비를 배제하기로 했던 190억원대 경찰 ‘보디캠’ 사업에 중국산 장비가 우회 납품됐다는 의혹이 제기돼 경찰이 강제 수사에 나섰다.

 

경찰 로고. 연합뉴스

9일 경찰에 따르면 경기남부경찰청 테러방첩수사대는 경찰청에 보디캠 단말기를 납품한 조달업체 A사와 통신망 구축을 맡은 KT를 상대로 최근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사업자 선정 및 납품 관련 자료를 확보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A사 등은 특정경제범죄처벌법 상 사기 및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를 받는다. 

 

이번 사업은 현장 경찰관들이 사비로 구매해 쓰던 보디캠을 정식 장비로 대체하기 위해 추진됐다. 2029년까지 총 194억8600만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대형 사업으로, 지난해 중소기업인 A사와 KT는 컨소시엄을 구성해 사업자로 선정됐다. 지금까지 현장에 우선 보급된 보디캠은 1만4000대가 넘는다. 

 

문제는 사업의 핵심 요건인 ‘보안성’이다. 보디캠이 촬영한 현장 영상은 무선 중계기를 거쳐 국가 핵심 시설인 국가정보자원관리원으로 전송·보관된다. 범죄 현장은 물론 시민들의 민감한 개인정보가 그대로 담기기에, 경찰은 지난해 사업 입찰 당시 영상 유출과 해킹 위험을 이유로 ‘중국산 단말기 배제’를 조건으로 명시했다.

 

이에 A사 측은 대만 공장에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제작한 제품을 납품하겠다고 설명해 왔다.

 

그러나 최근 입찰에서 탈락한 경쟁 업체로부터 “경찰에 보급된 보디캠이 중국 업체의 제품과 외형은 물론 기능까지 판박이처럼 유사하다”는 제보가 접수되면서 수사가 시작됐다.

 

경찰은 압수물 분석과 관련자 조사를 이어가는 한편, 현장 보급 장비가 실제 중국산 제품과 동일한지 확인하기 위해 전문기관에 정밀 감정을 의뢰했다.

 

납품된 장비가 실제 중국산으로 확인될 경우, 수사 정보 및 민감 정보의 외부 유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이에 대해 A사 측은 “대만산 OEM 제품을 정상적으로 납품한 것”이라며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