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위해 일했는데 은퇴하면 끝?”…국가봉사동물 예우법 통과 촉구

국가를 위해 군견·경찰견·구조견 등으로 활동한 국가봉사동물의 은퇴 후 삶까지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관련 내용을 담은 동물보호법 개정안이 국회 상임위원회를 통과한 가운데 연내 입법을 촉구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사단법인 마침표 제공  

사단법인 마침표는 9일 국회의원회관에서 ‘봉사동물 입법 촉진 및 지원 생태계 조성을 위한 국회정책포럼’을 열었다. 

 

포럼은 조승환·박덕흠·이헌승·한정애·김예지 의원 등 여야 의원 15명이 공동 주최하고 농림축산식품부와 국방부, 경찰청, 소방청 등이 후원했다.

 

국회에는 이헌승·한정애·복기왕·김예지 의원이 각각 발의한 국가봉사동물 관련 법안이 제출돼 있다. 이들 법안은 지난 2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위원회 대안으로 통합 의결돼 법제사법위원회 심사와 본회의 의결을 남겨두고 있다.

 

개정안의 핵심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봉사동물과 은퇴 봉사동물을 지원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다. 국가봉사동물 지원센터를 설치·운영할 수 있는 근거도 담겼다.

 

문제는 법이 국회를 통과하더라도 현장 적용까지 시간이 걸린다는 점이다. 개정안은 공포 1년 뒤 시행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그 사이 은퇴하는 국가봉사동물을 위한 지원 공백을 어떻게 메울지가 과제로 꼽힌다.

 

현재 군견과 경찰견, 탐지견, 119구조견 등 국가봉사동물은 약 1100마리다. 해마다 150마리 안팎이 임무를 마치고 은퇴한다. 마침표에 따르면 2024년 은퇴 국가봉사동물의 민간 입양률은 약 22%에 그쳤다. 상당수가 은퇴 후에도 새 가정을 찾지 못한 채 기존 소속 기관에 남는다는 설명이다.

 

정부 지원도 올해부터 시작됐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4월 은퇴 국가봉사동물 민간 입양 지원사업을 도입했다. 입양자가 진료·예방접종·보험·미용·사회화 교육과 훈련 등에 쓴 비용의 60%를 한 마리당 최대 100만원까지 돌려주는 방식이다.

 

그러나 은퇴 이후 의료와 입양, 재활, 사후관리까지 이어지는 통합적인 법적 지원체계는 아직 갖춰지지 않았다. 이번 법 개정 논의가 단순한 입양비 지원을 넘어 국가봉사동물의 ‘은퇴 이후’를 제도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진 이유다.

 

법 시행 전까지의 공백을 메우기 위한 민간 지원도 확대된다.

 

이날 포럼에서 전국대학동물병원장협의회 소속 수의과대학 동물병원들은 입양된 은퇴 봉사동물의 의료비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경기도수의사회도 지역 동물병원의 참여 확대를 추진한다. 하림펫푸드와 인터펫코리아, 라함은 사료와 반려동물 용품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영 마침표 이사장은 “국가의 임무를 수행할 때는 이력 하나까지 관리하던 생명이 은퇴하는 순간 관리 밖으로 밀려난다”며 “그 책임을 핸들러나 교관 개인의 선의에만 맡겨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법사위와 본회의를 거쳐 올해 안에 입법이 마무리되도록 힘을 모으겠다”며 “법 시행까지의 1년을 의료·입양·재활·사후관리를 아우르는 통합 지원체계를 준비하는 시간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