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혼인 파탄은 쌍방 책임” 위자료 청구는 기각

권혁빈 이혼 재산분할 2.5조

창업 초기 배우자 기여 등 인정
장기간 가사·양육 전담도 고려

법원은 9일 스마일게이트 창업자 권혁빈 최고비전제시책임자(CVO)의 배우자가 낸 이혼소송에서 스마일게이트 주식을 재산 분할대상으로 인정했다. 이 사건은 권 CVO의 스마일게이트 주식이 분할대상인지, 주식가치를 어떻게 평가할지, 재산분할 비율과 재산분할 방법은 어떻게 정할지가 쟁점이었다.

 

서울가정법원 가사3부(재판장 정동혁)는 배우자 이모씨가 권 CVO을 상대로 낸 이혼 청구를 이날 인용하며 재산분할로 권 CVO가 소유한 스마일게이트 주식 35%를 현물로 이씨에게 지급하고, 650억원의 현금을 지급하라고 했다.

 

재판부는 “원고와 피고 사이 장기간 갈등하게 된 경위, 관계 회복 가능성 등을 검토한 결과 혼인 관계가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파탄에 이르렀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그 책임은 원고와 피고 모두에게 있고, 책임 정도도 대등하다고 봐 원고의 이혼 청구는 인용하되 위자료 청구는 기각한다”고 덧붙였다.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이사장. 연합뉴스

소송 과정에서 이씨는 “스마일게이트 창업 초기 지분 30%를 보유했고 대표이사와 등기이사로 등재됐던 만큼 경영에 기여했다”고 주장해 왔다. 또한 20년 넘게 가사노동을 도맡아온 점까지 고려했을 때 권 CVO가 보유한 스마일게이트 지분의 절반을 지급해 달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스마일게이트 주식이 분할대상이 된다고 판단했다. 이씨의 주장대로 스마일게이트 설립 당시 이씨가 일부 지분을 보유하고 대표이사로 등재된 점, 오랜 기간 가사와 양육을 전담한 사정 등이 모두 고려됐다.

 

재산분할비율은 권 CVO 65%, 이씨 35%로 정했다. 재판부는 회사 성장에 권 CVO의 사업 능력과 경영 판단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점과 혼인 초기 이씨의 지원이 있었던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재산분할 방식으로는 권 CVO가 소유한 스마일게이트 주식 35%를 현물로 분할하고, 총 재산분할금 중 부족한 650억원은 현금으로 지급하도록 했다.

서울 서초구 서울행정법원·서울가정법원. 연합뉴스

권 CVO의 순재산 7조3375억원 중 96.8%인 7조1049억원이 주식으로 평가됐다. 재판부는 “피고로서 이 주식을 처분하지 않고서는 재산분할을 하는 게 어렵다”며 “이 주식은 비상장주식이라서 처분이 용이하지 않고 각종 비용과 세금을 고려할 때 현금으로 명하는 대상분할이 피고에게 반드시 유리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친권 양육자는 이씨로 정하고, 권 CVO가 이씨에게 양육비를 이번 달부터 월 2000만원을 지급하라고 명했다.

 

1974년생인 권 CVO는 2001년 이씨와 결혼한 다음해 스마일게이트를 창업했다. 2012년에는 공익사업 재단인 희망스튜디오 이사장으로 취임했고, 2020년에는 스마일게이트 CVO에 올랐다. 부부는 2020년 별거에 들어갔다가 2년 후 이씨가 ‘권 CVO가 가정에 소홀했다’며 이혼소송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