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프랑스 동포들과 만나 “저의 임기는 헌법상 명확하게 제한돼 있다”고 밝혔다. 4년 중임·연임제 개헌과 현직 대통령 적용 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자신의 임기가 현행 헌법에 따라 제한돼 있다는 점을 직접 언급한 것이다. “연임하지 않겠다”고 명시적으로 말한 것은 아니지만, 야당이 그동안 이 대통령의 직접 답변을 요구해온 상황에서 현직 대통령의 연임 가능성에 사실상 선을 긋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프랑스 동포 오찬간담회에서 임기 초 정상외교의 중요성을 설명하며 “어쨌든 저의 임기는 헌법상 명확하게 제한돼 있기 때문에 결국은 (정상외교를) 빨리 시작해야 그 효과를 오랫동안 누릴 수 있다”며 “임기 후반에 가서 아무리 좋은 관계를 맺어도 그때는 활용할 수 있는 기회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그동안 현직 대통령의 연임 가능성에 거듭 선을 그어왔다. 홍익표 정무수석은 전날 “분명히 얘기했는데도 논란이 커지는 것은 유감스럽다”며 이 대통령이 지난 4월 여야 대표와의 회동에서 “아무런 생각이 없다. 할 생각이 없는 것을 하지 않겠다고 말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취지로 말했다고 전했다. 홍 수석은 “직접적으로 말씀하실 기회에 더 분명하게 대통령께서 의사를 밝히실 것”이라고도 했다.
성기홍 홍보소통수석도 이날 이 대통령이 연임 관련 입장을 직접 밝혀야 한다는 지적에 “대통령께서도 그런 의견들을 잘 귀담아듣고 판단하실 것”이라며 “그런 입장에서 추호도 변화한 바가 없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현행 헌법상 현직 대통령에게 연임 개헌을 적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이 중임제 개헌 필요성을 언급하면서도 직접 “연임하지 않겠다”고 말하지 않는 점을 문제 삼아왔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전날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대통령은 중임제 개헌도 언급했다. 그런데 ‘연임 안 한다’는 말은 절대로 안 한다”며 “혹시 개헌으로 임기를 연장하고 재판을 미루겠다는 의도냐”고 비판했다.
헌법 128조2항은 대통령의 임기 연장 또는 중임 변경을 위한 개헌은 개헌안 제안 당시 대통령에게 효력이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한성숙 국무총리도 이날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개헌 관련된 부분은 해당 시기 대통령께는 해당되지 않는 것으로 분명히 명시돼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