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공정위 ‘한화 자료제출명령’ 제동

내부거래 조사 중 명령 효력정지
위법 조사 주장 한화 손 들어줘
공정위 “본안 소송서 적극 소명”

공정거래위원회가 기업 조사사건에서 발부한 자료제출명령의 효력을 법원이 처음으로 정지했다. 법조계에선 공정위가 사법적 통제 없이 사실상 강제조사 성격의 현장 조사를 벌이는 데 대해 법원이 제동을 건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사진=뉴시스

서울고법 행정7부(재판장 권순형)는 9일 한화와 직원 A씨가 공정위를 상대로 “자료제출명령의 효력을 정지해 달라”며 낸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하며 내년 1월 31일까지 효력을 정지했다.

 

재판부는 “공정위 처분의 효력으로 한화에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고, 손해를 예방하기 위해 효력을 정지해야 할 긴급한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한 “효력 정지로 인해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때에 해당한다고 인정할 자료가 없다”고 덧붙였다.

 

공정위는 지난 6월 말∼7월 초 한화의 기업 브랜드 사용료 내부거래 의혹을 들여다보기 위한 현장 조사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A씨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내역을 영장 없이 열람하고 당사자 동의 없이 진술을 녹음하는 등 위법한 조사가 있었다는 게 한화 측 입장이다. A씨 휴대전화를 30시간 동안 조사실에 일시 보관하는 과정에서도 보관조서를 교부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한화 측은 영장주의 및 적법절차 원칙을 위배한 것으로서 위법하다는 의견을 개진하며 집행정지 인용 결정을 받았다.

 

한화와 A씨가 공정위의 자료제출 명령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제기한 본안 소송 첫 기일은 다음달 29일로 잡혔다. 한화 측은 “적법하게 진행되는 공정위 조사에는 최대한 성실하게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공정위는 법원이 이번 집행정지 결정에서 자료 제출의 위법성까지 인정된 것은 아니라며 향후 본안 소송에서 적극 소명하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