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하고 오시는 분들은 거의 못 산다고 보면 돼요”
9일 서울 용산 아이파크몰의 피자설기 팝업스토어 관계자는 피자설기의 인기에 대해 이같이 전했다.
이날 현장을 찾아보니 평일 한산한 시간대임에도 지나가던 시민들이 발걸음을 멈추고 구경하다 구매로 이어지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띄었다.
팝업스토어 관계자는 “주말에는 유동인구가 많아 손님이 수천명 규모로 방문한다”며 “특히 불꽃축제가 열렸던 지난주 토요일(9월5일)에는 약 1만명 정도 왔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 속 편하고 든든한 퓨전 떡의 진화
두바이쫀득쿠키(두쫀쿠), 버터떡의 뒤를 잇는 새로운 디저트 강자로 ‘피자설기(피자+백설기)’가 떠오르고 있다. 앞서 호박인절미로 입소문을 탄 ‘창억떡’과 함께 떡이 디저트 트렌드를 이끄는 모양새다.
피자설기는 백설기 위에 피자처럼 토마토소스, 치즈, 페퍼로니 등을 얹은 퓨전 떡이다. 직접 시식해 보니 피자의 밀가루 반죽 대신 포슬포슬한 백설기를 사용해 색다른 식감이 느껴졌고 자극적인 맛이 덜해 속도 한결 편안했다.
현장에서 피자설기를 구매하러 온 최우석(39)씨는 “여자친구가 먹고 싶어 해 사러 왔다”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워낙 이슈가 되다 보니 호기심이 생겼다”고 말했다.
피자설기를 두 번째로 구입한다는 문모(29)씨 역시 “인스타그램에서 피자설기 콘텐츠를 보고 지난번에 이어 다시 구매하러 왔다”며 “창억떡이 주목받고 피자설기처럼 퓨전 형태로 변형된 떡들의 인기가 많아진 것을 확실히 느낀다”고 체감을 전했다.
이어 “포만감이 있어 빵보다 식사 대용으로 먹기에 좋다”며 “상대적으로 건강에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 부산 원조서 전국 떡집·백화점 팝업까지…‘피자설기’의 파급력
피자설기의 원조로 꼽히는 부산영도다리떡방은 피자설기를 개당 1400~1500원에 판매하며 1인 10개로 구매를 제한하고 있다. 해당 떡집의 레시피 공개 이후 피자설기 인기는 전국 떡집으로 번졌다. 인천 부평종합시장의 한 떡집은 피자설기 출시 두 달여 만에 하루 판매량이 200개에서 최대 6000개로 크게 늘었다고 알려졌다.
피자설기는 두쫀쿠나 버터떡과 마찬가지로 SNS를 통해 빠르게 인기를 얻었다. 앞서 유명세를 탄 창억떡 열풍에 힘입어 피자설기에 대한 관심도 함께 높아졌다. SNS상에서는 ‘피자설기 맛집 지도’가 공유되고 이른바 ‘떡지순례(떡+성지순례)’를 인증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 같은 열풍은 대형 쇼핑몰과 백화점 팝업스토어로 이어지고 있다. 서울 용산 아이파크몰에는 ‘강원떡집’과 ‘떼구르르 베이커리’가 협업하는 피자설기 팝업스토어가 열리고 있고 롯데백화점 잠실점에서도 전국 유명 떡집을 모은 ‘떡지순례’ 팝업스토어가 지난달 20일까지 열렸다. 피자설기를 처음 선보인 부산영도다리떡방도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썸트렌드가 지난 1월1일∼8월23일 동안 커뮤니티·블로그·인스타그램을 분석한 결과 떡을 ‘디저트’라 부르는 글이 지난해 동기간 대비 40% 늘었다고 분석했다. 떡이 식사 대용은 물론 일상적인 디저트로도 소비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피자설기가 인기를 끌고 있는 중요한 요인은 확산성이다. 특정 대기업 브랜드가 독점하는 구조가 아니라, 동네 떡집을 중심으로 유행을 전국으로 확산시켰기 때문이다. 썸트렌드는 “피자설기는 ‘창억떡’처럼 특정 브랜드를 찾아가는 게 아니라 동네 떡집이 하나씩 메뉴에 올리면서 번진다”고 설명했다.
다만 SNS에서 시작된 피자설기 열풍이 앞서 유행한 두쫀쿠, 버터떡처럼 반짝인기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팝업스토어 관계자는 “국내 소비자들이 유행에 민감해 지금은 피자설기에 관심이 뜨겁지만, 한편으로는 점차 인기가 식어가는 분위기도 느낀다”며 “시장의 반응을 보며 한시적으로 팝업스토어를 운영하는 이유”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