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제 임기, 헌법상 명확히 제한돼 있어” vs 장동혁 “연임 안한다고 안 해”

프랑스 국빈 방문을 마친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10일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해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프랑스에서 “저의 임기는 헌법상 명확하게 제한돼 있다”고 말한 것을 두고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10일 “연임 안 한다는 말은 결국 안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청와대는 이 발언이 연임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밝혔다.

 

장 대표는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서 프랑스를 방문 중인 이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현지에서 “저의 임기는 헌법상 명확하게 제한돼 있다”고 발언한 데 대해 “대통령이 무슨 말을 해도 믿지 않겠지만 연임을 위한 꼼수 개헌은 없다, 연임 안 한다는 (발언은) 결국 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연임 여부를 묻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 아니라 ‘왜 이렇게 해외 순방을 자주 다니냐’는 질문에 ‘저의 임기는 헌법상 명확하게 제한돼 있다’고 답변한 것”이라며 “국민 여러분, 대통령의 말 돌리기 언제까지 듣고 있어야 합니까”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걸 헌법 개정, 개헌과 연관시킨다면 ‘저의 임기는 헌법상 명확하게 제한돼 있다. 그래서 한 번 더 하려면 꼼수 개헌이 꼭 필요하다’는 뒷부분을 잘라내고 앞부분만 이야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이날 페이스북에 “현행 헌법상 대통령 임기가 명확하게 제한돼 있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에 불과하다”며 “그걸 고치지 않겠다고 약속하라는 것인데 자꾸 동문서답을 한다”고 적었다.

 

이 대통령은 앞선 9일(현지시간) 프랑스 동포 오찬간담회에서 임기 초 정상외교의 중요성을 설명하며 “어쨌든 저의 임기는 헌법상 명확하게 제한돼 있기 때문에 결국은 (정상외교를) 빨리 시작해야 그 효과를 오랫동안 누릴 수 있다”며 “임기 후반에 가서 아무리 좋은 관계를 맺어도 그때는 활용할 수 있는 기회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4년 중임·연임제 개헌과 현직 대통령 적용 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자신의 임기가 현행 헌법에 따라 제한돼 있다는 점을 직접 언급한 것이다.

 

현행 헌법에는 ‘대통령의 임기 연장 또는 중임 변경을 위한 헌법 개정은 그 헌법 개정을 제안한 당시의 대통령에게는 효력이 없다’고 정하고 있다. 개헌이 이뤄지더라도 그 개헌을 제안한 대통령 본인은 늘어난 임기를 적용받지 못한다는 뜻이다.

 

성기홍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10일 라디오에 출연해 이 대통령 발언을 두고 “연임이라고 하는 것 자체는 아예 불가능한 사안이고 검토될 수도 없는 사안이라는 말씀”이라고 설명했다.

 

연임을 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이해해도 되느냐는 물음에는 “그렇게 해석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답했다.

 

성 수석은 “헌정주의, 법치주의의 기본은 권력자의 의지나 선의가 아니라 헌법, 법률 등 규범에 의해 권력자의 어떤 뜻을 구속하는 것”이라고도 했다.

 

성 수석은 9일에도 이 대통령이 연임 관련 입장을 직접 밝혀야 한다는 지적에 “대통령께서도 그런 의견들을 잘 귀담아듣고 판단하실 것”이라며 “그런 입장에서 추호도 변화한 바가 없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그동안 현직 대통령의 연임 가능성에 거듭 선을 그어왔다. 홍익표 정무수석은 지난 8일 “현행 헌법상 가능하지 않고 대통령께서 또 그런 것을 생각해 보지도 않았다고 분명히 얘기했는데도 자꾸 논란이 커지고 있는 것은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홍 수석은 이 대통령이 지난 4월 여야 대표와의 회동에서 “아무런 생각이 없다. 할 생각이 없는 것을 하지 않겠다고 말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취지로 말했다고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