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호 삼성전자 초기업노동조합 위원장이 직위를 이용해 장인에게 일감을 몰아줬다는 ‘친인척 수의계약’ 의혹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최 위원장이 이러한 비위 의혹을 제기하는 노조 간부에게 ‘근로시간 면제(타임오프) 박탈’ 등 보복성 조치로 맞대응 한 사실이 녹취록을 통해 드러나면서 파문이 커지고 있다.
최근 공개된 초기업노조 지도부 대화 녹취록에 따르면, 이송이 초기업노조 부위원장은 최승호 위원장을 향해 “최승호 위원장님이 장인어른과 수의계약을 한 게 잘못된 거죠”라고 직접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조합비를 사용하는 사업에서 투명한 절차 없이 위원장의 가족에게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을 정면으로 지적한 것이다.
이에 대해 최 위원장은 “8500원에 싸게 계약했다”고 해명했지만, 조합원들이 납부한 조합비가 위원장 친인척의 사업에 투입된 경위와 절차에 대한 의구심은 더욱 증폭되는 모양새다.
게다가 최 위원장은 해명을 넘어 자신의 비위 의혹에 대한 내부 감찰 요구에 대해 보복성 조치도 언급해 논란을 더 키웠다. 이 부위원장이 회계 문제를 지적하며 “내부 감사할 겁니다”라고 하자, 최 위원장은 “총회는 위원장 직권이에요. 위원장이 할 수 있는 거예요”라고 응수했다. 급기야 “위원장이 그렇게 하기로 했으니까, 위원장 권한으로 근로 면제 빼드릴 테니 광주로 가셔서 대응하세요”라고 통보했다.
위원장 직위를 남용해 노조 간부를 현업으로 강제 복귀시키는 이른바 ‘보복성 전횡’이자 ‘직권남용’을 시도한 것이다.
녹취록을 통해 최승호 위원장이 반도체 담당 사업부인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중심으로 노조를 운영하며 조합의 분열을 조장한 사실도 드러났다. 이 부위원장이 “반도체 성과급을 위해서 DX(디바이스경험 부문)를 버린 거잖아요, ‘DS 노조’라는 말을 꺼낸 순간부터 상처받기 시작한 거예요” 라고 비판하자, 최 위원장은 “DX 조합원들이 납부해서 별도 조합을 설립하라” 고 말하며 DX를 배제하라는 듯한 뉘앙스를 드러냈다.
노동계 관계자는 “녹취록을 통해 드러난 최 위원장의 발언은 조합 민주주의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라며, “조합원들의 신뢰를 완전히 상실한 현 지도부는 즉각 총사퇴하고, 제기된 모든 비위 의혹에 대해 외부 회계법인을 포함한 독립적인 진상조사위원회의 철저한 조사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