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를 공개하면서 삼성전자와 애플 간 폴더블폰 경쟁이 본격화했다. 7년간 시장을 개척해온 삼성전자는 하드웨어 완성도와 가격 경쟁력을 앞세우고, 애플은 운영체제(OS)와 애플리케이션(앱)을 폴더블 폼팩터(기기)에 맞게 재설계한 소프트웨어 경험을 무기로 내세웠다. 양강 경쟁 구도에 힘입어 틈새시장에 머물던 폴더블폰 시장이 프리미엄 시장 격전지로 부상할 전망이다.
애플은 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의 애플 본사 애플파크에서 폴더블 스마트폰을 선보였다. 애플이 아이폰을 출시하고 19년간 유지해온 바(막대)형 디자인에서 벗어난 첫 기기이고, 팀 쿡 전 애플 최고경영자(CEO) 뒤를 이은 존 터너스 신임 CEO의 데뷔작이다. 애플은 인공지능(AI) 시대 여러 앱을 동시에 조작하는 사용 방식이 확산할수록 넓은 화면 활용도가 커질 것으로 보고 폴더블폰을 핵심 제품으로 키울 계획이다. 폴더블폰 시장을 선점한 삼성에 도전장을 내민 셈이다.
아이폰 듀오는 갤럭시 Z 폴드8과 동일하게 옆으로 펼치는 북타입(책 형태)이다. 여권 모양으로 생김새도 비슷하다. 접었을 때는 5.4인치인데, 펼치면 7.6인치로 커진다. 역대 아이폰 중 가장 넓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아이폰 듀오 초기 사용기에서 화면 주름이 눈에 덜 띄는 점과, 접고 펼치는 과정에서의 소프트웨어 완성도를 강점으로 평가했다. 두께와 무게, 한 손 사용성과 가격 경쟁력은 약점으로 지적했다.
가격 경쟁력은 폴드8이 압도한다. 아이폰 듀오의 국내 출고가는 256GB 329만원으로 폴드8 256GB(227만8100원)보다 100만원 이상 비싸다. 폴드8 국내 출시가는 해외 주요 시장보다 낮은데, 애플은 국내 출시가를 높여 가격 차이가 커졌다. 미국에서는 듀오(1999달러)와 폴드8(1899달러) 가격 차이가 100달러로 크게 줄어든다.
폴더블폰 최대 경쟁사끼리 날 선 신경전이 오가기도 했다. 터너스 CEO는 기존 폴더블폰을 두고 “두 대의 스마트폰을 어색하게 붙여놓은 것처럼 느껴진다”며 사실상 삼성전자를 저격했다. 삼성전자 미국법인은 애플 발표 도중 사회관계망서비스(SNS) X에 “다양했나? 아니. 흥미로웠나? 아니. 일어나긴 했나? 그렇다”며 애플 행사를 직격했다. 아이폰 듀오 공개 직후에는 “우리 남은 음식을 다시 데우고 나면 알려달라”고 적었다. 7년 늦게 폴더블폰을 내놓으면서 혁신으로 포장한 애플을 비꼰 것이다.
애플의 참전으로 폴더블폰 시장이 확대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스마트폰 시장 내 폴더블폰 비중은 2% 안팎에 불과하지만 성장할 여지가 크다는 분석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내년 폴더블폰 출하량이 올해보다 37%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