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예금금리 줄줄이 인상… ‘逆머니무브’ 본격화하나

대표 상품들 3% 초중반대로
8월 수신 잔액 증가 전환
증시자금 ‘유턴’ 속도 붙을 듯

주요 시중은행이 예금 금리를 잇달아 인상하고 있다. 금리가 오르면서 증시로 몰렸던 자금이 예금으로 다시 돌아오는 이른바 ‘역(逆)머니무브’가 나타날지 주목된다.

10일 하나은행은 이날부터 대표 정기예금 상품인 ‘하나의 정기예금’ 1년 만기 금리를 기존 연 3.2%에서 3.3%로 0.1%포인트 높였다. 지난 7월에 이 상품 금리를 연 2.9%에서 3.2%로 인상한 데 이어 두 달 만에 추가 인상하는 것이다.

서울시내 은행 창구. 뉴시스

우리은행도 대표 정기예금 상품인 ‘WON플러스 예금’ 금리를 기존 연 3.2%에서 3.4%로 0.2%포인트 인상했다. NH농협은행 역시 11일부터 정기예금 ‘NH올원e예금’ 금리를 0.2∼0.3%포인트 올린다. 만기 6개월 이상∼2년 미만 상품은 0.2%포인트, 만기 2년 이상∼3년 미만 상품은 0.3%포인트 금리가 인상된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KB Star 정기예금’ 금리를 3.2%로, 신한은행은 ‘신한My플러스 정기예금’ 금리를 3.3%로 제시하는 등 모두 3%대 금리의 예금을 판매 중이다.

수신금리 인상이 이어지면서 이들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도 지난달 초부터 1000조원 안팎으로 불었다. 한국은행은 전날 국내 은행 수신 잔액이 7월 30조원 감소에서 8월 1000억원 증가로 전환했고, 특히 정기예금이 20조3000억원 늘어 증가세를 지속했다고 발표했다.

금리 상승으로 개인 자금의 증시 유입 속도가 둔화하고 가계의 정기예금이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KB증권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아직 단정하기는 이르지만 향후 가계 예금 증가 흐름은 강화하는 반면, 자금의 증시 유입 속도나 강도는 더 둔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어 “올해 들어 예금이 큰 폭 감소하고 일부 자금이 주식과 펀드 등으로 이동했지만, 지난달부터 예금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서는 등 자금 흐름이 바뀌었다”고 진단했다.

대출 흐름에서도 증시 자금 유입 둔화 조짐이 나타났다. 은행 가계대출 증가액은 7월 5조5000억원에서 8월 3조4000억원으로 줄었고 신용대출 등을 포함한 기타 대출은 2조원 증가에서 6000억원 감소로 전환했다. 한은은 기타 대출 감소 배경 중 하나로 개인의 주식투자 둔화를 꼽았다. KB증권은 “예금을 인출하거나 차입을 늘려 투자자금을 마련하던 흐름이 8월부터 다소 약해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한은의 연속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출금리가 오르는 동시에 예금금리도 높아진 점이 이런 흐름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돈을 빌려 주식에 투자하기에는 부담이 커지고 여유자금을 예금에 넣었을 때 받을 수 있는 이자는 늘어났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