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코로나19 신약 승인 청탁’ 의혹이 제넨셀 최대주주 ‘세종메디칼’ 주가조작 의혹으로 번지자 김 후보자는 ‘승인 부탁 시기와 실제 주가조작이 이뤄진 시기가 다르다’며 반박했다. 하지만 김 후보자의 ‘민원 전화’ 한 통이 2주간에 걸친 주가 급등 및 폭락, 이에 따른 개인 투자자들의 피해로 이어진 ‘나비효과’를 가져왔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김 후보자의 식약처 청탁 의혹 등을 제보한 조모씨가 세계일보에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김 후보자가 사업가 겸 브로커 양모씨 청탁을 받고 김강립 당시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게 코로나 신약 ‘제넨셀’의 임상시험 승인을 요청한 건 2021년 10월12일이다.
같은 달 19일 제넨셀 설립자 강세찬씨는 제넨셀 지분 66만주와 전환사채(CB) 50억원을 세종메디칼에 넘겼다. 일주일 뒤인 26일 식약처는 시험계획을 승인했다. 승인은 제넨셀의 최대주주 세종메디칼의 투자 호재로 작용했고, 개인 투자자들이 몰리며 세종메디칼 주가는 급등했다. 승인 하루 전인 25일 세종메디칼 주가는 1주당 7840원으로 고점을 찍었다.
문제는 세종메디칼 경영권을 인수한 투자조합이 임상 승인이 떨어지자마자 하루 만인 10월27일부터 다음날(28일)까지 이틀간 전체 발행주식 약 37%를 팔아치운 것이다. 투자조합은 차익 180억원을 챙겨 떠났고 주가는 반 토막이 났다. 폭락으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개인 투자자들에게 돌아갔다. 세종메디칼 소액주주는 3만837명으로 전체 주주(3만841명)의 99%에 이른다.
김 후보자의 ‘민원’ 전화가 2주간 이뤄진 식약처 승인→세종메디칼 주가 급등 및 폭락→개인 투자자 피해로 이어지는 데 결정적 연결 고리로 작용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세종메디칼 주주연대 77명은 7일 강씨와 양씨의 재판이 진행 중인 서울고법과 서울서부지법에 ‘엄벌 탄원서’를 각각 제출했다.
주주들은 “우리는 주가조작 사기를 당했다”며 “강·양씨에서 정치권 및 식약처까지 이어지는 과정을 정확하게 확인해 달라”고 호소했다. 상장회사와 시장에 공개되는 정보, 치료제와 임상에 대한 기대를 믿었으나 정보가 조작된 채 공시와 정부 인허가를 거친 사실이 드러났으므로 진상규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강씨는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 사건 1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고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양씨 사건은 김 후보자 국회 인사청문회가 열리는 15일 1심 속행 공판을 앞두고 있다.
이런 가운데 김 후보자가 2021년 당시 제넨셀 외에도 다른 업체의 코로나19 치료제에도 관심을 가졌던 정황도 나왔다. 국민의힘 김태규 의원실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2021년 6월7일 의원실 명의로 식약처에 부광약품이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하던 ‘레보비르’의 조건부 허가 가능 여부 및 절차 자료를 요청했다. 한 업체의 치료제를 특정해 자료를 요구한 방식이 이례적이란 반응이 나온다.
이에 더해 2023년 강씨의 1차 구속영장을 기각했던 정모 부장판사의 아들이 이듬해 김 후보자 의원실에서 입법보조원으로 근무했던 사실도 드러났다. 김 후보자 인사청문 준비단은 “보은이라는 주장은 타당하지 않다”면서 “실비 보상 외에 정식 급여가 지급되는 직책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정 부장판사는 강씨의 구속영장을 기각하기 1년여 전인 2022년 2월 브로커 양씨, 김 후보자와 함께 찍은 ‘3인 셀카’ 사진이 공개돼 논란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