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여직원을 강제추행하고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직장 상사에게 검찰이 실형을 구형했다.
이 사건 피해자인 고(故) 방유림(사망 당시 26세)씨는 직장 내 괴롭힘을 호소하며 경찰에 고소장을 낸 뒤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고 방유림 씨가 자신의 카카오톡에 남긴 피해 기록들. 유족 제공
10일 수원지법 형사9단독 구나영 판사 심리로 열린 A씨의 강제추행 및 폭행 혐의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A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아울러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신상정보 공개·고지, 5년간의 취업제한 명령도 함께 구형했다.
검찰은 "피고인은 직장 상사라는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사회초년생인 피해자를 상대로 범행을 저질렀으며, 피해자는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해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받아왔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이어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신체 접촉 자체가 없었다며 피해자가 거짓말을 한다고 주장하다가, 법정에 이르러서는 행위는 있었지만 고의가 없었다고 말을 바꾸는 등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생전 피해자가 이 문제에 대해 대화를 시도했음에도 즉시 차단하는 등 전혀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으며 유족들도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A씨의 변호인은 피해자인 방씨가 구체적인 피해 내용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진 카카오톡 메모가 사후에 조작된 허위 증거일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변호인은 "피해자가 제출한 카카오톡 메모 내용이 정작 수사기관의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 자료에서는 확인되지 않았다"며 "피해자가 자신에게 유리하도록 허위로 증거를 만들어 고소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이어 "피해자가 취업한 4월부터 줄곧 추행과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지만, 5월 말 회사 야유회나 회식 자리에서 찍힌 동영상을 보면 피해자가 즐거워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며 "이는 직장 내 괴롭힘으로 사망에 이르렀다는 검찰의 주장과 부합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A씨 역시 최후진술을 통해 "현장에서 여직원과 처음 일하다 보니 서툴고 세심하지 못한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며 "그 친구를 괴롭히려는 생각을 갖고 행동한 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회사의 직장내 괴롭힘 조사 결과 일부 발췌. 유족 제공
경기 화성시의 한 반도체 부품회사에서 팀장으로 일하던 A씨는 2024년 5월께 신입사원이었던 방씨의 목 부위를 손으로 잡아 들어 올리고, 자기 무릎으로 방씨의 뒷무릎을 가격하는 등 강제추행 및 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방씨는 A씨를 노동청에 직장 내 괴롭힘으로 신고하고 민·형사상 고소했으나, 신고한 내용의 일부만 괴롭힘으로 인정되고 직장에서 완전한 분리가 되지 않는 등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던 중 2024년 12월 숨진 채 발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