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노동 무임금’ 무색한 남양주·대덕구의회

출범 두 달째 원구성 싸고 갈등만
1인 900만원 안팎 의정비는 받아
의회 기능 멈추면서 행정도 제동
“아까운 세금만 줄줄” 비판 목소리

전국 지방의회 243곳 가운데 경기 남양주시의회, 대전 대덕구의회 두 곳만 출범 두 달이 지나도록 원구성을 둘러싼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의회가 개점휴업 상태에 빠지며 주민 피해가 커지는 동안 의원들은 1인당 900만원 안팎의 의정비를 꼬박꼬박 받자 ‘무노동 월급’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경기 제10대 남양주시의회가 지난 9일 제321회 임시회를 열고 원구성을 시도했으나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의장단·상임위원장 자리 배분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지난 7월1일 첫 임시회가 열렸지만 민주당 의원 11명의 불참으로 의결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개의 직후 정회했고, 결국 원구성 안건을 처리하지 못한 채 산회했다. 이후 70여일 동안 각 정당별 ‘회의’만 이어졌고, 결론은 못 내렸다.

민주당 11명, 국민의힘 10명으로 구성된 남양주시의회는 의장, 부의장, 상임의원장 4명 등 총 6개 자리를 배분하지 못하고 있다. 당초 민주당은 6개 자리를 모두 차지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지역구별 당내 분열과 국민의힘 반대에 부딪히며 70일 넘게 공전하고 있다.



그사이 남양주시가 부의한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과 기금운용계획 변경안, 시립어린이집 운영 사무 민간위탁 동의안 등 25건의 안건이 표류 중이다. 이같이 제 역할은 못했지만 남양주시의원들은 월정수당 318만6510원과 의정활동비 150만원 등 매월 468만6510원을 받았다. 지난 7월과 8월 두 달간 지급된 의정비는 1인당 937만3020원이다.

시민 전윤희(39·평내동)씨는 “싸움만 했는데 의원 1인당 월 400만원 이상 수령했다는 게 직장인 입장에선 이해가 안 된다”며 “정치의 기본인 협치도 모르는 의원들의 월급에 세금만 줄줄 센다”고 비판했다.

대전 대덕구의회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민주당과 국민의힘 각각 4석으로 동수인 대덕구의회는 7월6일 의회 개원 이후 원구성을 하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은 전반기 의장과 상임위원장 2석을 가져가고 국민의힘은 부의장과 상임위원장 1석을 맡는 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구청장이 민주당 소속인 만큼 전반기 의장은 야당이 맡아 견제와 균형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의회는 두 차례 임시회 본회의를 열고 의장단 선출을 시도했으나 원구성 합의에 도달하지 못하면서 ‘감투 싸움’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의회 기능이 멈추면서 대덕구 조직개편안과 추가경정예산 심사 등 행정에도 제동이 걸리고 있다. 또 의회 승인이 필요한 위탁 운영 업체와 재계약도 줄줄이 물건너 가고 있다. 대덕국민체육센터는 문을 닫았고 대덕구공동체지원센터 등 다른 위탁기관 5곳도 업체와의 계약이 미뤄질 위기다.

그럼에도 구의원들은 매월 의정 활동비 150만원과 월정수당 306만9360원 등 1인당 456만9360원을 두 달간 챙겼다. 다만 민주당 구의원 4명은 파행에 따른 책임으로 의정활동비 반납을 결정했다.

김대건 강원대 교수(행정학)는 “지방의회의 장기 파행을 막으려면 원 구성 시한을 명확히 정하고, 이를 지키지 못하면 의정비를 감액하거나 지급하지 않는 등 실효성 있는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며 “원 구성 지연과 세비 논란은 국회도 예외가 아닌 만큼 지방의회에서 시작된 제도 개선이 국회의 변화까지 이끄는 아래로부터의 개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