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대통령 “사법통제부 명칭·검사 정원 재검토하라”

귀국 후 공소청 직제안 수정 지시

“통제 표현 논란 야기” 법무부 질타
“검사 수 유지, 법 얽매일 필요없어”

이재명 대통령이 10일 법무부가 마련한 공소청 직제안과 검사정원법 시행령 개정안에 대해 수정·보완을 지시했다. 지방공소청에 신설하기로 한 ‘사법통제부’ 명칭이 불필요한 논란을 불렀다고 법무부를 질타하고, 검사 정원도 실제 업무량에 맞춰 재검토하라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이날 프랑스 순방에서 귀국한 직후 집무실에서 법무부의 ‘공소청과 소속기관 직제’ 제정안과 검사정원법 시행령 개정안을 보고받았다.

프랑스 국빈 방문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10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공소청 직제안은 지방검찰청에서 인지·합동수사를 담당해 온 43개 부를 폐지하고 중대범죄전담부 29곳으로 재편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지방공소청에는 불송치 사건을 검토하고 부실 수사가 확인되면 재수사를 요구하는 사법통제부를 신설하도록 했다.



여권 내 검찰개혁 강경파에서는 사법통제부를 두고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 취지를 무력화할 수 있다’는 반발이 나왔다. 이 대통령도 ‘사법통제부’라는 명칭이 “과하다”고 지적하고 ‘불송치 사건 검토부’ 등 다른 명칭을 검토하라고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통제’라는 논쟁적인 표현을 사용한 데 대해 “꼼꼼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법무부를 질타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사 정원을 유지한 점도 재검토 대상으로 지목됐다. 직제안상 공소청 정원은 검사 2292명과 일반직 6120명 등 총 8412명으로 전체 정원은 기존보다 약 20% 줄지만 검사 정원은 그대로다. 여권에서는 직접 수사 기능이 중대범죄수사청으로 넘어가는 만큼 검사 수도 줄여야 한다는 요구가 제기돼 왔다. 이 대통령도 “기존 정원법에 얽매일 필요 없이 실제 필요한 인원을 쓰면 되는 것 아니냐”는 취지로 보완을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공소청 직제안 등의 입법예고 기간은 지난 9일까지였지만 이 대통령은 기간을 연장해 제기된 지적을 반영하도록 주문했다. 법무부는 이에 따라 직제안과 시행령 개정안을 다시 손질하게 됐다.

법조계에서는 대통령의 문제 제기에 반론도 나왔다. 지방의 한 검사는 “‘사법통제’라는 용어는 문재인정부에서 수사권 조정을 하면서부터 사용한 표현인데 갑자기 부적절하다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검사 정원 감축 가능성을 놓고는 사건 처리 지연을 우려했다. 이 검사는 “검사 수를 줄이면 기소 단계에서 경찰이나 중대범죄수사청이 검사가 바로 도장만 찍으면 될 정도로 완결된 기록을 가져와야 할 것”이라며 “수사 지연이나 ‘사건 핑퐁’ 등의 부작용이 심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