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비례대표 의원과 장관직 겸직 등 문제를 조목조목 반박한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기자회견이 ‘주폭(酒暴) 기자회견’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안 의원은 전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이 대통령은 한시바삐 폭발물을 수거하시기 바란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앞서 용 후보자는 같은 날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에서 “국회의원의 국무위원 겸직은 법률이 허용하는 원칙”이라고 밝혔다. 이어 “오히려 비례의원직의 사퇴라는 관례가 정치인들 사이에서 자리 나눠 먹기로 사고된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원칙으로서 국회의원의 국무위원 겸직이 갖는 부작용에 대해 입법적으로 논의해야 한다는 주장이라면, 논의 필요성에 공감한다”며 “비례 의원에 대해서만 다른 원칙을 적용한다는 것은 동의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개인의 영달이 중요했다면 장관직을 수락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모두의 존엄이라는 꿈을 실현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이재명 정부에서 모두를 위한 성평등 사회를 만들기 위해 수락한 것”이라고 밝혔다.
용 후보자의 이런 입장은 겸직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정면으로 반박하면서, 장관으로 임명되더라도 의원직을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비친 것으로 풀이됐다.
용 후보자는 자신과 기본소득당을 향해 제기된 의혹 등에도 조목조목 반박했다.
박기홍 최고위원을 주요 당직에 ‘셀프 임명’했다는 의혹에는 “절차적 하자가 없었다”며, 육아휴직제도를 이용해 배우자가 정부지원금을 부당하게 수령했다는 지적에도 “조건이 충족돼 여는 노동자와 동일하게 육아휴직 급여를 받았다”고 받아쳤다.
기본소득당이 보조금 수령을 위해 농장 등에 ‘유령 시도당’을 창당했다는 의혹에는 “법률상 시도당은 반드시 사무실 주소를 둬야 해서 유일한 상근자의 자택을 주소로 둔 것뿐”이라며 “선관위가 실사를 나오기도 했다”고 해명했다.
절세를 위해 당비를 과도하게 납부했다는 ‘꼼수 절세’ 의혹에는 “7년간 납부한 6억원 남짓 당비 중 3억원이 제 소득”이라며 “당비 3억원을 내고 3600만원을 절세하는 것보다 그냥 3억원을 갖는 게 합리적 선택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성평등위원회 소관 법률을 발의한 실적이 없다는 문제 제기에는 “성평등가족부가 근거를 두고 일하는 관련 법률은 다양한 위원회에 넓게 포괄돼 있다”며 “아동청소년기본소득법 등 양육친화 사회를 위한 의정활동을 해 왔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에서는 용 후보자의 기자회견을 두고 강한 비판이 나왔다.
국민의힘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같은 날 논평에서 “용혜인 후보자가 자진 사퇴는커녕 끝까지 버티겠다며 오만한 ‘완주 선언’을 내놓았다”며 “국민에 대한 정면 도전이자 참담한 대국민 기만극”이라고 지적했다.
최 수석대변인은 “남 탓 뒤에 숨어 궤변을 늘어놓는 부적격 후보자를 감싸안는다면, 주권자인 국민을 향한 명백한 선전포고”라며 이재명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했다.
같은 당 최은석 원내수석대변인도 논평에서 “야당과 언론, 합리적인 의구심을 제기하는 국민과 한판 붙어보자는 듯 공격적인 태도를 보였다”며, “오늘로 용혜인 후보자는 스스로 강을 건넜다”고 쏘아붙였다.
그는 “성평등가족부 장관은 자신과 생각이 다른 국민의 목소리까지 듣고, 갈등하는 이해관계를 두루 아우르며 사회적 합의를 만들어가야 하는 자리지만 기자회견에서 보여준 것은 포용과 설득보다는 반박과 공격에 가까웠다”며 “장고 끝에 악수를 뒀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