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 마셔도 취향은 확실하게”…요즘 MZ세대가 주류 고르는 법 [트렌드]

음주 빈도 줄고 무알코올 주류 경험 13.2%p 증가
프리미엄·희소성·페어링 등 ‘취향 소비’로 변화…업계도 ‘양보다 질’ 소비자 공략

MZ세대의 음주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 술을 마시는 횟수와 양은 줄이는 대신 무알코올 주류나 프리미엄 제품 등 자신의 취향과 상황에 맞는 술을 선택하는 ‘가치 음주’가 새로운 주류 소비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한강 맥주.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최근 시장조사전문기업 오픈서베이가 발표한 ‘MZ세대 주류 트렌드 리포트 2026’에 따르면 전국 20~39세 남녀 2000명 가운데 최근 1개월 내 술을 마신 비율은 67.2%로 나타났다. 2024년 조사보다 4.9%포인트 감소했다. 최근 1개월 내 음주 경험자의 월평균 음용 횟수도 6.40회로 2024년보다 0.64회 줄었다.

 

반면 무알코올 주류 경험률은 크게 높아졌다. 전체 응답자의 77.4%가 무알코올 주류를 경험한 것으로 조사돼 2024년 64.2%보다 13.2%포인트 상승했다. 무알코올 주류를 찾는 이유는 ‘단순 호기심’이 32.5%로 가장 많았으며 ‘술자리 분위기를 함께 즐기기 위해서’ 23.3%, ‘건강을 위해서’ 21.2%, ‘숙취를 피하기 위해서’ 19.2%가 뒤를 이었다.

 

음주를 줄인 이유로는 건강이 28.6%로 가장 많았고 경제적 부담이 27.9%로 뒤를 이었다. 이어 술을 대신할 선택지의 증가 18.8%, 코로나19 이후 달라진 음주문화 16.0% 순이었다.

 

실제 국내 주류 소비량도 감소세다. 국세청 국세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주류 총출고량은 298만8000㎘로, 2015년 380만4000㎘보다 약 21.5% 감소했다. 총출고량이 300만㎘ 아래로 떨어진 것은 1998년 외환위기 이후 27년 만이다.

 

◆ 덜 마셔도…‘취향’ 맞는 주류는 찾는다

 

사진 =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다만 음주 횟수와 양이 줄었다고 해서 주류에 대한 관심까지 낮아진 것은 아니다.

 

MZ세대는 음주량을 줄이는 대신 자신의 취향에 맞는 주류를 선택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식사와 함께 술을 마실 때도 음식과 주류의 조합을 즐기는 ‘페어링’ 문화가 이어지는 가운데, 술 대신 무알코올이나 다른 음료를 선택하는 등 상황에 따라 소비 방식을 조절하는 모습도 나타났다.

 

오픈서베이 조사에서도 2024년과 비교해 주종별 음용률은 전반적으로 낮아졌지만 가벼운 맥주와 소주 신제품, 위스키·브랜디 원액류 등 일부 주종에서는 음용률이 오히려 증가했다. 해외 주류에서는 위스키와 사케, 수입맥주 등 인지도가 높은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관심이 나타났고 국내에서는 지역 막걸리와 프리미엄 증류식 소주 등 희소성과 지역색을 갖춘 전통주가 주목받았다.

 

특히 20대 여성은 하이볼과 과일맥주·과일소주 등 알코올 특유의 맛을 줄이면서 다양한 풍미를 즐길 수 있는 주종을 상대적으로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주류업계, 취향 공략한 제품 출시

 

사진 = 한맥 제공

주류업계 역시 이 같은 변화에 맞춰 제품군을 세분화하는 동시에 소비자가 직접 맛보고 자신의 취향을 발견할 수 있는 체험형 콘텐츠를 확대하고 있다.

 

캄파리코리아는 지난 8일 서울 한남동 가토스에서 스카치 싱글몰트 위스키 ‘부나하벤’ 마스터 블렌더 줄리앤 페르난데스가 참여한 마스터 클래스를 열었다. 브랜드의 제조 철학과 제품 특성을 소개하며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혔다.

 

스텔라 아르투아는 생맥주 품질 관리 프로그램 ‘퍼펙트 서브’를 확대하고 있다. 2026년 7월 기준 교육 매장은 2552곳으로 1년 전보다 83% 증가했으며 운영 지역도 46개 도시에서 80개 도시로 늘었다.

 

신세계L&B는 산지와 품종, 숙성 방식 등을 앞세운 프리미엄 와인 선물세트를 선보였고, 나라셀라는 몬테스의 올드 빈티지를 활용한 한정 와인 세트를 출시했다. 

 

사진 = 국순당 제공

국순당도 1만원대 실속형부터 30만원대 프리미엄 우리술까지 선물세트 라인업을 구성하며 희소성과 전통성을 강조했다. 서울장수는 올가을 도산공원과 청담동, 장충동, 창동 등 서울 곳곳에서 예술·나눔·지역축제와 연계한 행사를 진행하며 소비자 접점을 확대한다. 단순 시음 행사를 넘어 막걸리를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콘텐츠를 통해 브랜드 경험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한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부산국제영화제 공식 후원사로 참여한다. 영화의전당에 브랜드 부스 ‘스무스라운지’를 운영하고 주요 프로그램과 연계해 생맥주와 팝콘 등을 선보인다. 해운대·광안리 등에서도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하며 영화와 휴식, 지역 문화를 연결한 브랜드 경험을 강화한다.

 

주류업계에서는 음주 빈도와 양이 감소하는 가운데서도 자신의 취향에 맞는 제품을 선택하고 경험에 가치를 두는 소비는 오히려 강화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한 주류업계 관계자는 “주류 소비의 기준이 음주량에서 취향과 경험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적게 마시더라도 자신이 원하는 제품을 선택하고 제대로 즐기려는 소비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