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무소속 김병기 의원 수사 1년 만에 신청한 구속영장이 검찰 단계에서 '보완 요구'와 함께 돌아오면서 수사력에 대한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경찰로서는 검찰 수사권 폐지와 중대범죄수사청 출범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출신 현역 국회의원을 겨냥한 수사였던 만큼 수사력을 입증할 기회였지만, 신병확보에 실패하면서 체면을 구겼다.
법조계에선 증거인멸을 막기 위한 구속영장이 수사 착수 1년 뒤에야 신청된 것을 두고 "수사 의지가 없던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검찰의 이 같은 판단은 구속영장 신청 당시 경찰이 밝힌 입장과 정면 배치된다.
앞서 경찰은 구속영장 신청 사실을 언론에 공지하면서 "수사 결과 혐의가 객관적으로 소명되고, 증거인멸 우려가 있는 점 등을 고려해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3일 홍석기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도 정례 기자 간담회에서 "중요 사건일수록 검찰에서 다시 보완요구가 많이 있을 수 있어서 (그런 게) 생기지 않도록 작은 부분까지 들여다보고 있다"며 "중요 사건일수록 경찰의 역량을 평가받는 사건이 되기 때문에 엄밀성, 완결성을 높이려 하는 게 지휘부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경찰은 정작 구속영장 신청 전 검찰과 적극적으로 협의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에선 경찰이 애초에 무리하게 구속영장을 신청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경찰 출신 변호사는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면 일괄 처분을 고집할 게 아니라 구속영장부터 신청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마지막 조사 이후 수개월이 흐른 시점에서 증거인멸이 우려된다며 영장을 신청하면, 검찰이 청구해도 법원이 기각할 수밖에 없다"며 "더욱이 증거인멸 정황도 없었다면 경찰이 신병확보의 의지를 갖고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현역 국회의원 수사에 부담을 느낀 경찰이 고의로 수사를 지연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김병기 의원에 대한 각종 의혹을 폭로하고 고소장을 내기도 했던 전직 보좌관은 김 의원 수사가 길어지자 수사심의를 신청하면서 "구속영장 미신청이 수사상 필요가 아닌 지휘부 권력 눈치 보기 등 다른 사정에 의한 것이 아닌지 심의가 필요하다"며 "피의자는 현직 국회의원 신분이라는 점에서 신병 확보 절차의 지연이 신분상 특혜로 작용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수사 지연과 관련해 박성주 전 국가수사본부장과 홍석기 현 국가수사본부장이 개입한 바가 있는지 감찰해달라며 국가경찰위원회에 청원을 제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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